[ 뉴라운드 '태풍의 눈'...3대경제권 급속 재편 ] 한상춘 < 한국경제신문 전문위원 > 뉴밀레니엄을 맞은지 벌써 2년이 다 돼가고 있다. '희망 반 두려움 반'으로 맞았던 뉴밀레니엄이 지금까지 나타난 모습을 본다면 두려움이 앞설 정도로 세계경제는 경기침체, 테러 등으로 얼룩지고 있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결론부터 말한다면 세계경제와 우리 경제는 지금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의 대변화(mega-trend)가 밀려올 것으로 확실시된다. 무엇보다 교역환경에 있어서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 내년부터는 뉴라운드 협상이 본격화된다. 뉴라운드는 종래에는 각국의 고유문제로 간주됐던 정책과 기준.관행.의식수준까지 통일시켜 '공정한 경쟁기반'을 만드는 협상이다. 물론 인접국 혹은 경제적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국가간의 지역주의 움직임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의 WTO 가입이 사실상 확정됨에 따라 앞으로 세계경제는 3대 광역경제권 체제로 급속히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국제통화질서도 미 달러화와 유로화, 아시아 단일통화를 축으로 하는 3극 통화체제가 정착될 가능성이 높다. 세계경제가 3대 광역경제권으로 재편되고 통합단계가 높아질수록 각 권역별로 공동통화의 필요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런 기반 위에 모든 기업들은 세계경영에 열을 올리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분업상의 이익을 극대화해야 기업생존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자연 국경개념이 약화되면서 '세계=국가=기업'이라는 등식이 빠르게 정착될 가능성이 높다. 세계산업구조는 첨단기술업종이 세계 국부창출의 주력산업으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각국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적 요소가 노동과 자본에서 지식과 정보로 변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세계인의 생활에 있어서는 현재 가상공간인 인터넷이 현실공간으로 닥칠 것이 확실시된다. 전자상거래와 전자화폐가 확산되면서 개인의 자유와 창의가 시대정신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 동시에 사회 전반의 투명성과 책임이 크게 제고될 것으로 보여 그동안 위기요인으로 작용했던 도덕적 해이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경제권력은 국가에서 민간으로 이동되면서 경제정책이 더 이상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특히 개방화.사이버화가 진전되면 될수록 경제정책의 무력화 현상이 현저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시장경제 원리는 중시된다. 결국 이런 환경변화에 얼마나 잘 대응하느냐에 따라 세계 각국과 기업의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