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개장초의 오름세를 지탱하지 못하고 나흘 내리 하락했다. 개장가를 고점으로 한 상승 출발 뒤 하락 반전하는 흐름이 나흘째 이어진 가운데 하락 조정의 양상이 뚜렷하다. 추가적인 하향 조정의 연장이냐, 반등의 기회를 잡느냐를 놓고 팽팽하게 견해가 엇갈린 가운데 밤새 달러/엔 환율이나 역외선물환(NDF)시장의 흐름이 관건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1,310원대에 당국 개입에 대한 부담감을 가지고 있으며 물량 부담을 느끼고 있어 1,300∼1,310원 범위에서 등락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10원 내린 1,306.70원에 마감했다. 10월 영업 첫날 오름세를 보인 뒤 줄곧 하락세다. 이날도 밤새 달러/엔 환율의 120엔대 등정이 오름세를 주도한 외에 상승모멘텀은 찾아보기 힘들었고 물량부담을 안은 달러매도(숏)마인드가 우세했다. ◆ 제한된 범위내 등락 지속 = 미국의 공습이후 국제 정세의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과 확전에 대한 불안감이 시장 수면 아래 숨쉬고 있다. 이에 따라 큰 이슈가 없는 주변 여건상 순간적인 수급의 변화나 뉴스에 따라 거래는 이뤄지고 있다. 하락 조정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제한된 범위내에서 시장 의견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상승에 대한 부담감이 있으며 위로 이끌만한 힘이 없다"면서도 "달러/엔이 위로 방향을 틀어 미국의 공습을 제외하면 주요한 변수로 다시 떠오를 것 같다"고 말했다. 일은 1,305∼1,308원을 예상하되 달러/엔이 120.60엔을 뚫으면 2원정도 레벨을 올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반면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1,310원대에서 당국의 안정의지를 확실히 봤기 때문에 1,310원이 막히는 양상이 뚜렷하다"며 "달러/엔은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NDF시장에서 환율이 빠지거나 못오르면 한단계 더 레벨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다음날 거래를 1,300∼1,307원으로 내다봤다. ◆ 상승요인 허약, 하락요인 우세 = 달러/엔의 오름세외에 환율의 상승을 지지해줄 만한 요인은 거의 없었으며 최근의 물량에 대한 부담감이 하락을 자극하고 있다. 미국의 공습에 따른 향후 파장에 대한 불안감이 시장저변에 깔려있으나 아직은 유보적인 반면 수급상 공급이 우세한 상황이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오름세를 유지하며 오후 4시 51분 현재 120.51엔을 기록중이다. 전날 120엔대 진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뉴욕장을 119.91엔으로 마감한 달러/엔은 오전중 120.50엔대에 올랐다가 오후들어 120.30엔대로 내려선 뒤 반등을 꾀하고 있다. 미조구치 일본 재무성 국제금융국장은 이날 오전중 엔 강세를 원치 않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고 필요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말해 달러/엔의 상승을 부추겼다. 미국의 보복 공습에 따른 경제 전망이 불확실성을 띠고 있는 상황에서 달러매수세는 제한을 받고 있는 반면 일본은행(BOJ)의 시장 개입 경계감이 상충되면서 달러/엔은 좁은 범위를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오전장만 해도 매수쪽에 기울어있던 역외세력은 달러/엔이 소폭 반락함에 따라 매도세를 돌았으며 달러매수초과(롱) 상태인 은행권에서도 달러되팔기(롱스탑)에 나서기도 했다. 시장은 여전히 물량 부담을 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전만 해도 수급상 수요가 앞섰으나 오후들어 공급 우위의 장세로 돌아섰다. 1,305원선에서는 달러되사기와 저가매수세가 유입돼 지지선을 구축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밤새 역외선물환(NDF) 시장 달러/원 환율은 달러매도세가 우세, 내림세를 띠며 1,309/1,311원 팔자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2.10원 높은 1,309.90원으로 출발한 환율은 오름폭을 조금씩 낮추면서 9시 44분경 1,308.40원까지 내려섰다. 이후 환율은 추가 상승이나 하락의 기운없이 1,308원선에서 게걸음을 거닐다가 일부에서 추가 상승이 어렵다고 보고 보유물량 처분에 나서면서 11시53분경 1,308원까지 내려선 뒤 이 지점에서 마감했다. 개장가를 제외한 환율 이동거리는 1.20원에 불과했다. 오전 마감가보다 0.20원 내린 1,307.8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저점을 조금씩 내리며 2시 30분경 1,305.50원까지 내려섰다. 이후 환율은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며 3시 31분경 1,306.60원까지 되올랐으며 대체로 1,306원선에서 배회한 뒤 마감했다. 장중 고점은 개장가인 1,309.90원, 저점은 1,305.50원으로 변동폭은 4.40원이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엿새만에 주식순매도세를 보이며 27억원의 매도우위를, 코스닥시장에서 순매수세를 이으며 145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 전체적으로 6영업일 내리 주식사자에 무게중심을 두는 흐름을 띠었다. 순매수 규모가 크지 않아 환율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6억4,77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0억5,020만달러를 기록했다.봇弩?각각 4억8,950만달러, 3억7,500만달러가 거래됐다. 11일 기준환율은 1,307.4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