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어 위성방송 알 자지라의 인기가 천정부지다.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 이후 연일 특종을 터뜨리고 있는 이 방송이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녹화 인터뷰를 한데 이어 백악관측도 9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회견 용의를 밝혔다. 출범 4년여만에 아랍권에서 가장 권위있는 방송으로 부상한 알 자지라가 미국의 아프간 공격을 계기로 서방권에까지 맹위를 떨치는 모습이다. 블레어 영국 총리는 8일 전시 내각회의와 의회 비상회의에 참석하기 전 알 자지라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과 영국의 아프간 공격이 이슬람과의 전쟁이라는 오사마 빈 라덴의 주장을 반박했다고 영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백악관도 알 자지라측의 회견 요청이 있으면 이의 수용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외국 언론사로서는 유일하게 아프가니스탄내에 특파원을 두고 있는 알 자지라 방송은 그동안 크고 작은 특종을 터뜨려 오다 지난 7일 미국의 아프간 공격 직후 빈 라덴 녹화테이프를 단독 방영, 세계인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지난 96년 11월 카타르 도하에서 첫 전파를 발사한 이 방송은 벌써 아랍권 지도자들 사이에선 가장 위력있는 매체로 통하고 있다. 절대권력을 휘두르는 아랍 지도자들을 거침없이 비판하는 이 방송에 당사자들이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