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사장 최수병)은 지난해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다름아닌 경영혁신의 성과물이다. 한전 경영혁신의 출발은 정부가 추진한 공공부문 개혁이라는 큰 틀속에서 진행됐다. "전력산업구조개편"이 그것이다. 전력산업구조개편의 핵심은 몸집 줄이기였다. 이에따라 올 상반기에 전기를 사고 팔 수 있는 전력거래소를 설립했으며 수력및 화력.원자력발전 부문은 6개 자회사로 떼냈다. 6개 발전자회사에는 조직편성,인력,예산운영 등 주요 업무를 넘겨줘 책임경영체제를 구축했다. 향후 6개 자회사는 국내외 업체에 매각할 예정이다. 인력감축은 이보다 훨씬 앞선 지난 98년부터 시작됐다. 지난해말 현재까지 무려 5천1백48명을 줄여 슬림화했다. 임금구조 역시 개편했다. 퇴직금 중간정산을 시행했으며 연봉제를 2직급(부,처장급)까지 확대 적용했다. 성과급 차등폭은 기존 0~50%에서 0~1백50%로 대폭 늘렸다. 동시에 출자회사 지분을 처분해 본업인 전력산업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다. 한국중공업과 파워콤 지분을 총 7천1백36억원에 매각했고 안양.부천 열병합 설비를 5천4백28억원에 팔았다. 자회사인 한전기술과 한전기공의 지분도 국내외 업체를 대상으로 매각 추진중이다. 현재 인수희망 업체로부터 입찰제안서를 받아놓은 상태다. 재무관리 "그랜드 플랜"도 세웠다. 재무구조를 튼실히 하기 위해서다. 우선 부채총액을 줄이고 외환관리에 적극 나섰다. 지난해 부채총액은 전년에 비해 1조1천억원이나 감축됐다. 환위험관리 지침을 마련해 해외차입금 이자율을 연5.7%에서 5.5%로 떨어뜨렸다. 부채상환 능력비율(자기자본을 연간 부채상환 원금과 이자로 나눈 것)은 1백9%에서 1백13%로 높였다. 올 상반기 부채비율은 49.8%. 효율적인 자원배분을 위해서는 엄격한 예산심의와 긴축예산운영에 들어갔다. 지난해의 경우 투자예산을 6천2백63억원이나 줄였다. 이같은 재무구조 개선,조직개편을 밑바탕으로 새로운 경영시스템을 도입했다.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삼아 전사적인 "경제적 부가가치(EVA)목표 본부"를 구축했다. 투입한 자본이상 수익을 올린다는 기치 아래 부문별로 책임을 지워 평가하고 보상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전사적 자원관리(ERP)를 위해 자산,원가,회계관리 등의 통합정보시스템 구축에도 나섰다. 고객만족 경영 역시 빠뜨릴 수 없다. 요금납부및 주택용 전기고객을 위해 요금체계를 한층 개선했다. 규제완화를 추진,3백45KV 송전선로 아래 건축물의 신.증축제한을 해제했다. 지난해 공기업 고객만족도에서 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런 노력 덕분이다. 뿐만 아니다. 8인의 비상임 이사를 두고 투명경영을 실시하고 있다. 이들에게 각종 경영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열린 경영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한전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정부의 공공부문 개혁의지를 적극 이행한다는 차원에서 앞으로 책임경영,공익성 제고등에 더욱 힘을 쏟아 경영혁신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