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넷피아닷컴의 이판정 사장이 맞는 제 5백55돌 한글날 감회는 남다르다. 그가 하는 사업이 한민족의 소중한 재산인 "한글"을 원재료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넷피아닷컴은 웹 브라우저의 인터넷 주소란(http://~)에 한글을 치면 해당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글도메인 서비스다. 예를들면 인터넷 주소란에 "한국경제"를 쓰면 한국경제신문의 인터넷 홈페이지(www.hankyung.com)로 바로 연결된다. "사이버 세상에서의 언어 장벽을 허물고 싶었다" 이 사장이 바라는 세계다. 그는 '한글로 인터넷을 이용하는 세상'을 꿈꾸며 세종대왕의 뜻을 받들고 있다. 넷피아닷컴은 지난 98년10월부터 한글도메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30만개 기업이 한글 도메인을 등록했다. 하나로통신 한국통신 등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들도 넷피아닷컴의 서비스에 큰 관심을 보여 한글 도메인 사용이 크게 늘었다. 네티즌들이 한글로 인터넷 주소를 입력하는 경우가 하루 7백만건에 이른다. 지난 99년5월엔 하루 8천5백건에 불과했다. 올 연말께면 하루 3천만건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이 사장은 "5∼10년 후면 인터넷 주소를 한글로 쓰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넷피아닷컴은 현재 마이크로소프트(MS)와 경쟁중이다. MS가 20% 지분을 출자한 리얼네임즈가 한글도메인 시장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한글을 놓고 국내기업과 외국기업간에 한판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02)3665-0123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