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게이트'의 불똥이 해외및 국내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한 코스닥 기업으로 튀고 있다. 이용호 게이트 수사과정에서 삼애인더스 해외CB 인수 및 유통과정의 불투명성과 주식전환에 따른 물량부담 등의 문제점이 불거져 나오자 코스닥 기업들에 대해 소액주주들이 만기 전에 조기상환하라며 압력을 넣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일부 코스닥 업체는 보유 현금을 털어 조기 상환에 나서고 있지만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거나 조달한 자금을 이미 투자한 업체들은 소액주주를 달래느라 곤욕을 치르고 있다. ◇잇따르는 조기상환=전자상거래 지리정보시스템 솔루션 업체인 넥스텔은 27일 지난 2월 발행됐던 해외CB 8백만달러중 1백만달러어치를 조기 상환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이용호 사건을 계기로 해외CB가 잠재매물로 주가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어 조기상환키로 했다"며 "나머지 CB도 현금 유동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상환을 고려중"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영상저장장치 생산업체인 3R도 지난 5월 발행한 BW를 만기 이전에 미리 사들여 소각키로 했다. 매입 규모는 발행액(2천5백만달러)의 절반인 1천2백50만달러어치다. 회사 관계자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매입후 소각키로 내부 결정을 내렸다"며 "현재 주간사인 동양종금과 실무협의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바이어블코리아 유나이티드제약도 최근 발행금액중 일부를 조기 상환했다. 업체들은 해외CB 등의 조기상환이 투자자 보호 차원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실제론 소액주주들이 등을 떼민데 따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등록기업의 한 관계자는 "이용호 사건이 불거진 이후 투자자들이 전환사채를 미리 갚으라고 거센 압력을 넣고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조기상환은 향후 주가와 직결=앞으로 CB나 BW를 발행한 코스닥 기업들은 속속 조기상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닥증권시장(주) 관계자는 "주식연계채권을 발행한 업체들은 조달자금의 대부분을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다"며 "소액주주들의 압력이 워낙 거센 상황이어서 만기 전에 미리 갚는 업체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올 들어 코스닥기업들은 중부리스가 지난 3월 3백억원어치를 발행하는 등 68개사가 1조4백93억원어치의 CB를 발행했다. 또 BW는 하나로통신의 1억달러어치를 포함,55개사에 7천9백91억원어치나 된다. 조기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업체들은 투자자 항의뿐 아니라 주가하락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D증권사 국제금융부문 관계자는 "정보기술(IT) 경기 침체 장기화로 설비투자에 나선 곳이 많지 않아 조기 상환은 가능할 것"이라며 "조기상환이 어려운 업체들은 내부 유동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인식돼 주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그동안 코스닥 기업의 주식연계채권이 '주가 띄우기용'으로 발행됐다는 점에서 CB나 BW를 발행한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충격을 받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기호 기자 kh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