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정보기술) 출신 BT(생명공학기술)맨" 바이오벤처 케비젠(www.chebigen.com)의 김웅겸(37)사장을 두고 하는 말이다. 삼성전자에서 컴퓨터,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부문 기획을 하다가 나와 BT쪽으로 전업한 경력 때문이다. 그는 "IT 출신"답게 "IT를 접목한 BT"를 주창한다. 교수나 연구원들이 주도하는 BT업계에서 그의 이런 주장은 단연 돋보일 수 밖에 없다. "바이오업체인 미국 셀레라가 컴팩의 컴퓨터 분석을 활용해 최근 DNA 염기서열을 밝혀냈습니다.신물질을 개발하는 바이오업체도 컨셉트 설정,연구,임상실험으로 이어지는 개발과정에서 시뮬레이션,버추얼 스크리닝 등 IT를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IT 분석도구들이 BT의 시행착오를 줄이고 스피드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죠" 김 사장은 바이오벤처인 케비젠이 IT 업무까지 모두 수행하는 것은 아니라며 이렇게 말한다. 그는 "DR코리아라는 생물정보학(BioInfometics)회사에 후보 신물질의 분석을 의뢰하면 DR는 컴퓨터분석을 통해 상업성 있는 몇개 신물질을 골라주고 이것을 우리가 본격적으로 개발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생물정보학 회사와의 이같은 협력관계가 바로 "IT와 BT의 만남"의 한 예라는 것이다. 케비젠은 지난해 8월 설립된 기능성 신물질 개발회사. 케미스트리(화학) 바이얼러지(생물학) 제노믹스(유전학)의 이니셜을 따 회사이름을 지었다. 항암효과와 주름살 개선 효과를 내는 레티놀이 한낮의 태양열에 약한 단점을 보완한 "레티놀 유도체"를 개발,현재 가톨릭의대에서 임상실험중이다. 김 사장은 "사업 첫해인 올해는 15억~2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에는 매출이 70억원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신규사업 기획통"으로도 알려져 있다. 286 컴퓨터 시절인 지난 89년,삼성전자에 입사해 컴퓨터사업 기획파트에서 일했고 LCD가 뜨기 시작한 95년에는 디스플레이사업부 기획팀으로 옮겨갔다. BT가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기 시작한 지금에는 아예 바이오벤처 사장으로 변신했다.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래 성공 여부가 불확실한 차세대 성장산업에 과감히 도전해온 셈이다. 그는 자신에 대해 "태생적으로 신규사업 체질"이라며 "케비젠이 본궤도에 오르고 나면 개인적으로 지분을 갖고 있는 한 게임벤처를 세계적 기업으로 키워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