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최대의 재벌인 포모사 그룹의 왕융칭(王永慶.86) 회장이 20일 김영삼 전 대통령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왕 회장은 하이닉스반도체및 대우자동차와의 협력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대만경제일보가 보도해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신문은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왕 회장이 포모사그룹 계열 D램업체인 난야테크놀로지와 하이닉스간 협력가능성을 타진할 것 같다고 전했다. 두 회사 모두 반도체가격급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협력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난야테크놀로지는 대만에서는 2위의 메모리 업체지만 세계 D램업계에서는 10위권에 들지 못하는데다 최근 메모리사업철수를 선언한 도시바와 기술제휴를 맺고 있어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왕 회장의 아들인 윈스턴 왕은 장쩌민 중국 국가주석의 아들 장민헹과 함께 16억달러규모의 중국 상하이그레이스반도체를 설립,내년중에 가동하는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이에따라 반도체업계에서는 대만과 중국업체들이 하이닉스반도체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끊이지 않고 나돌았다. 그러나 하이닉스반도체는 이에대해 "박종섭 사장이 해외출장중이고 포모사측으로부터 어떤 방문요청도 받은 사실이 없다"며 "난야테크놀로지측의 일방적인 희망사항인 것 같다"고 일축했다. 왕 회장은 또 대우차와 자동차생산부문의 관계 강화방안에 대해서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포모사의 계열사인 포모사자동차는 현재 대우의 승용차 "매그너스"를 생산해 대만현지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올연말까지 8백 급 경승용차 "마티즈"의 생산도 계획하고 있다. 포모사는 대우자동차의 노하우를 이용해 버스 트럭 트랙터 등 대형차량을 생산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대우와 공동으로 중국시장 개발에도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대만경제일보는 전했다. 왕 회장은 최근 대만을 방문한 김영삼 대통령으로부터 경남을 방문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방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도는 왕 회장 일행 10여명이 오는 21일부터 1박2일동안 경남을 방문해 도내투자환경과 여건, 산업현황과 관광인프라 등을 둘러보고 김혁규 지사 및 기업인들과 면담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만경제일보는 그가 김대중 대통령도 만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총자산 3백83억달러(약 49조원), 종업원수 7만2천명 규모인 포모사그룹은 석유화학, 전기전자, 섬유방직, 자동차 및 운송, 중공업 등 분야에 걸쳐 국내외에 38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왕 회장은 대만경제발전위원회 부주석을 맡고 있으며 홍콩의 부동산 재벌 리지아청(李嘉誠)과 태국의 금융재벌 천삐천(陳弼臣)등과 함께 화교 3대 거상으로 불린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