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외국인투자자의 매물을 집중적으로 얻어맞고 있다. 특히 외국인은 주가 급락에 따라 로스컷(손절매)에 나선 것으로 분석됐다. 20일 거래소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 보다 1만원(6.09%)떨어진 15만4천원을 기록,연중 최저치로 장을 마쳤다. 종가는 작년 10월31일(14만2천5백원)이후 최저치다. 외국인은 지난 17일부터 4일째 매도우위를 보였다. 전체 외국인 순매도 금액 1천억68억원증 삼성전자에 대한 순매도 금액이 6백90억원을 차지했다. 증시전문가들은 미국 테러 참사 이후 반도체 경기 회복 지연 전망으로 미국 증시에서 마이크론테크놀러지 주가가 급락한 데다 삼성전자의 3·4분기 실적 악화 전망이 직격탄을 날린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뮤추얼펀드의 환매 움직임에 따른 여파라는 분석도 나온다. 메리츠증권 최석포 연구위원은 "삼성전자에 투자하는 외국인은 주로 마이크론테크놀러지 주가와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 추이를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아왔다"면서 "전날 미국 증시에서 마이크론 주가와 필라델피아 지수의 추세가 무너지면서 급락한 것이 외국인의 매물을 부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 연구위원은 "삼성전자의 주가가 18만∼19만원을 횡보했던 지난 8월 외국인은 1백30만주 가량을 사들였다"면서 "최근 쏟아진 외국인 매물은 대부분 손절매 물량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SK증권 전우종 팀장은 "삼성전자 외에 포항제철과 삼성전기,삼성SDI,코스닥시장의 블루칩인 휴맥스 등도 동반급락한 점을 고려하면 미국 뮤추얼펀드나 장기투자자의 환매요구가 있었거나 환매에 대비하기 위해 외국인이 보유비중이 높은 종목을 처분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 팀장은 "8월 결산법인인 마이크론이 다음주 발표할 4·4분기 실적이 3·4분기 보다 악화될 전망이고 삼성전자의 3·4분기 실적도 반도체 부문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면서 "삼성전자는 당분간 14만∼18만원의 박스권을 횡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