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항공기 납치 폭격이라는 전대미문의 테러사건의 가장 큰 피해자중 하나인 항공업체들이 벌써 인원감축 항공스케줄 축소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작업에 들어갔다. 일부 항공사들은 기내식 제공마저 중단하는 등 세계 항공업계가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미 의회에서 항공산업 지원방안이 적극 논의되고 있지만 일부 자금력이 취약한 업체는 파산까지도 우려된다. 텍사스주 휴스턴에 본사를 둔 미국 5대항공업체인 컨티넨탈항공은 16일(현지시간) 임직원 5만6천명의 20%가 넘는 1만2천명을 해고하고 하루 2천5백편에 달하는 항공운항편수를 20% 감소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구체적인 항공편 감소와 인원삭감 내역은 이번주 안에 발표될 예정이다. 고든 베튠 컨티넨탈항공 회장 겸 CEO는 "테러공격의 후유증으로 앞으로 항공여객의 수요가 급격히 줄어드는 데다 보안장비를 구축하기 위한 비용이 크게 늘어나는 등 항공업계의 경영이 급격히 어려워지고 있다"며 "테러공격 이후 하루 손실금액이 3천만달러에 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2대 항공업체인 유나이티드에어라인(UA)도 테러발생 이후 예약취소가 잇따르고 있어 항공운항편수를 20% 감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시카고에 본사가 있는 이 회사의 짐 고드윈 CEO는 "일부 기업들이 미국 항공기의 이용을 자제하라는 지시를 내리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회사측은 인원삭감 규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니애폴리스 소재 세계 4위 항공업체인 노스웨스트항공도 전체 항공 스케줄을 20% 줄인다고 발표했다. 전세계에 5만3천명의 종업원을 가지고 있는 이 회사는 현재 항공 스케줄 감소에 따른 인원삭감 작업을 하고 있으며 이번주중 삭감 내역이 최종 확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3위항공사인 델타항공은 앞으로 정상시의 항공운항인 하루 1천5백편의 60%선만 운영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메리칸웨스트에어라인은 테러사태 이후 공항내 보안이 강화됨에 따라 보안검색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 앞으로 기내식을 제공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제프 매클랜드 운행담당부사장은 "기내식을 제공하지 않을 경우 지상 근무 요원들이 안전수칙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을 준다"며 "기내식은 회사와 공항 모두 정상화될 때 재개될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의 브리티시항공도 이번주중 6천명의 인원을 해고하고 15개 항공기의 운항중지 및 대서양 횡단 비행노선 축소 등을 발표할 것이라고 런던에서 발행되는 선데이비즈니스뉴스페이퍼가 보도했다. 한편 미 의회는 이같이 사상 최대위기에 봉착한 항공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직접원조 대출 및 이번 사고책임을 최소화해주는 등 다양한 지원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하원 항공소위원회 위원장인 존 미카 의원(공화 플로리다)은 "현재 논의되는 지원금액은 25억달러에서 1백20억달러선"이라고 밝혔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공화 애리조나)도 "의회는 항공산업이 이 같은 비극적인 상황을 이기고 재건하는 데 어떠한 지원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