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연중최저치를 465선으로 경신한 뒤 매도충격이 다소 진정되며 470 안팎에서 휴식을 찾아가고 있다. 개인과 외국인이 순매도를 지속하고 있으나 외국인이 매도규모가 크지 않은 가운데 SK텔레콤이나 포항제철, 국민은행 등을 매수했고 여기에 투신의 프로그램 매수가 더해지면서 추가 하락이 제한되고 있다. 미국 시장이 개장을 앞둔 상황에서 단기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인 가운데 지난 주말 유럽 증시 폭락이 다시 아시아 증시 하락으로 연결되는 '하락의 연쇄고리'가 끊기지 않고 있다. 일본의 닛케이225 평균지수는 5% 가까이 떨어지며 17년 최저치로 오전장을 마쳤고, 홍콩의 항셍지수도 4% 가까운 폭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이 사실상 보복전쟁에 들어간 상태이기 때문에 경제지표나 기업실적 등 경제변수보다는 당분간 시장에 미칠 최대변수는 정치·군사적 상황이 될 것이며, 이에 따른 심리적 변수가 세계 금융시장의 동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국내 시선은 단기적으로 미국 증시 하락 정도와 그에 따른 외국인 동향에 집중될 전망이다. 외국인은 국내 증시 폭락 상황에서도 대규모 순매수로 대응하고 매도규모를 키우지 않으면서 관망세를 보여 왔다. 더욱이 지수관련 대형주의 경우 외국인 보유비중이 높은 상황이고, 여타 종목에 비해 낙폭이 적었다는 점에서 외국인 매매와 종합지수 레벨을 결정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달러/원 환율은 외국인 매매와 관련해 주목해야 할 변수 중의 변수다. 달러/엔이 117대까지 떨어졌으나 달러/원이 하락동조화에 가담하지 않고 오히려 1,290원대로 상승하고 있다. 연이은 주가 하락과 경기침체 전망에 따라 역외세력이 달러 매수에 가담하면서 달러/엔 하락과 동조화가 잠시 휴지기 상태에 들고 있다. 달러/엔이 달러/원에 하락압력을 주는 상황이 유지된다면 외국인 동요는 별로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달러/엔이 117대로 내려가자 일본 수출기업이 타격을 받으며 닛케이지수가 폭락세를 지속하면서 일본 외환당국의 구두개입 등 개입 움직임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달러/엔이 다시 오름세를 보였을 경우 달러/원 상승폭이 좀더 커질 수 있다는 점에 경계의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국내 수출이 악화되고 경기침체 우려감에 경기부양으로 경제정책을 선회하긴 했으나 정책당국의 입장에서 물가상승이나 외국인 매도촉발요인으로 부상할 지도 모르는 달러/원의 무조건적인 상승을 방기할 수도 없다는 점 역시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