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998년 오사마 빈 라덴을 생포 또는 그의 테러망을 분쇄하도록 하는 비밀지령에 서명했으며 여러 차례 작전이 실패로 돌아갔다고 대테러 작전에 사정이 밝은 한 관계자가 16일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 인사는 이날 빈 라덴 제거계획이 성공할 경우 거액의 보상을 받기로 돼있던 미국 국적이 아닌 아프가니스탄내 요원들이 악명높은 국제적인 테러리스트 빈 라덴을 생포 또는 그를 밖으로 끌어내기위해 여러차례 실제적이고 꾸준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덧붙였다. 중앙정보국(CIA)등 미 정보기관들은 이들 요원의 직접적인 작전개입을 감독했었다고 그는 전했다. CBS-TV는 이날 밤 CIA에 고용된 비미국 국적 요원들이 로켓추진수류탄을 빈 라덴 경호대에 발사했으나 엉뚱한 차량에 명중, 실패로 돌아갔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인 한 정부 관계자 역시 익명을 전제로 미국정부가 지난해 말 빈 라덴을 제거하기 위한 기회가 있었으나 내부 논쟁을 거듭하다 이를 놓쳐버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CIA는 CBS의 보도에 대해 논평을 하지 않았다.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은 25년전 외국인 암살을 금하도록 하는 명령에 서명했으나 이후 미 대통령들은 이를 무시했으며 최근 미 의회도 이같은 금지규정이 철폐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프가니스탄에 은신중인 사우디 부호 출신 테러리스트 빈 라덴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에 의해 지난 11일 뉴욕 세계무역기구(WTC) 빌딩과 미 국방부 청사, 피츠버그 민항기 공중납치 추락사건 등 미국 심장부를 강타한 테러공격의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돼있다. 미 정부 관리들은 빈 라덴을 세계 테러행동망의 배후로 오랫동안 비난했으나 빈 라덴 자신과 그를 비호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 정부는 이를 부인해왔다. 한편 지난 주 미국 일부 언론은 클린턴 행정부 집권 말기인 지난 연말 빈 라덴은 신처에 대한 제보를 확보했으나 정부 고위관리들이 내부 논쟁을 거듭하다 기회를 놓쳤다고 보도했다. 당시 정보분석 책임자들은 빈 라덴 은신처에 대한 정보가 진부하며 실패하거나 민간인 희생자를 낼 수도 있다며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AP=연합뉴스) yy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