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트레이드센터 테러 및 붕괴참사가 빚어진지 6일째를 맞게 되면서 뉴욕시의 기능은 서서히 회복돼 가고 있다. 그러나 5천명에 가까운 실종자 수색작업은 "끝까지 생존자를 찾아내겠다"는 구조대의 강력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16일 새벽(현지시간) 현재 큰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여전히 실종자 가족들은 뉴욕 일원의 부상자 입원 병원이나 구조작업이 진행중인 현장 근처를 헤매며 사랑하는 사람이 되돌아올 것이라는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지않고 있다. ▲생존자 구조작업 = 실종신고된 사람 수는 계속 늘어가고 있는데 비해 구조된생존자는 3일째 전혀 없는 실정이다. 뉴욕경찰은 15일 실종신고가 접수된 시민 수가전날에 비해 255명이 많은 4천972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그간 붕괴된 건물 더미에서 구조된 사람은 사고당일인 11일에 2명, 다음날인 12일에 3명 등 5명에 불과하며 지난 3일간 더이상의 생존자는 찾지 못했다. 시신은 152구가 수습됐는데 92명은 신원이 확인됐고 나머지는 확인작업이 진행중이다. 월드트레이드센터 쌍둥이빌딩 등 3개 건물이 붕괴되면서 약 45만t의 잔해더미가생겼는데 이중 불과 1만여t만 제거됐을 뿐이다. 구조대원들은 붕괴된 건물더미 아래를 샅샅이 뒤져가며 생존자를 찾아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지금까지는 생존자가 나타나지 않아 허탈해 하고 있다. 그러나 생존자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는 믿음 속에 구조작업을 진행시키고 있다. 버나드 케릭 뉴욕경찰청장은 무너진 건물더미 아래에 분명히 사람이 완전히 묻히는 것을 막아주는 공간이 여러개 형성됐을 것이라며 그 속에 갇힌 생존자를 반드시 구조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가족들의 생사확인작업 = 실종자 가족들은 여전히 실낱 같은 희망을 버리지않은 채 부상자들이 입원해 있는 세인트 빈센트 병원, 캐브리니 병원, 세인트 메리병원 등을 헤매다니고 있다. 또 이들 병원의 벽 등에 실종자들의 사진이 들어있는전단을 붙여 놓고 연락이 끊긴 가족들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 병원 인근에는 이곳저곳에서 흐느낌 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사회봉사단체나 종교단체 등의 자원봉사요원들은 실종자가족들을 찾아다니며 가족을꼭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위로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종교단체에서는 일부 성가대원들은 슬픔과 좌절감에 빠져있는 실종자가족들이 힘을 잃지 않도록 거리에서 노래를 부르며 위로하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뉴욕시의 신원확인 전담반은 가족.친지들에게 칫솔이나 X레이 사진 등 실종자의DNA를 검출할 수 있는 개인용품을 가져다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뉴욕시 검시소는또 실종자의 인상착의와 신체상의 특징을 설명한 신원확인신청서를 내도록 하고 있다. 한편 월드트레이드센터 북쪽빌딩이 테러공격을 받은 직후 진화 및 구조작업을하러들어갔다가 건물이 붕괴되면서 희생된 소방요원들에 대한 장례가 희생자 장례식으로서는 처음으로 15일 롱 아일런드에서 치러졌다. ▲도시기능의 회복 = 뉴욕시 당국은 사건발생 이후 맨해튼 14가 이하 남단지역에 대한 일반차량 및 일반인 통행을 차단했으나 주말인 15일부터 차단선을 훨씬남쪽의 커낼가로 끌어내렸다. 월요일인 17일부터는 미국 자본주의의 상징인 뉴욕증권거래소가 폴 오닐 재무부장관이 개장종을 울리는 가운데 다시 열리고 뉴욕시청이정상업무를 재개한다. 뉴욕증권거래소와 시청은 모두 붕괴된 월드트레이드센터에서아주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건물의 가동은 맨해튼 대부분 지역의기능이 정상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휴일인 15일에는 TV 등을 통해 현장의 모습을 본 뉴저지, 브롱크스, 퀸스 등 맨해튼 외곽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커낼가에 와 자취가 없어진 월드트레이드센터 쪽을 바라보는 모습들이 보이기도 했다. 이에 앞서 테러참사 영향으로 일시 중단됐던 브로드웨이의 뮤지컬은 이미 13일부터 공연이 재개되기 시작했으며 주말부터 각 케이블TV와 음악방송들은 정규방송을재개했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