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에 대한 고의적이고 치명적인 공격은 테러행위가 아닌 전쟁선포이며, 세계 시민들은 이제 우리가 예전과는 전혀 다른 적을 상대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미국에 대한 동시다발적 테러가 3일째를 맞고 있는 가운데 14일 오후 한국외국어대 국제관에서는 서울 시내 7개 대학에서 참석한 대학생들의 모의 유엔총회가 열렸다. 우리나라를 포함, 미국, 영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14개국 대표로 참석한 대학생들은 '새로운 정보질서 확립을 통한 문명간의 대화'라는 의제토의에 앞선 기조연설에서 테러범들의 무차별적 '인명살상'에 대해 성토했다. 미국대표로 나온 고려대 법학과 이호준(19)군은 "이제 우리는 무차별적 학살을 가하고 뒤로 숨어버리는 새로운 적을 상대하고 있다"며 "동맹국들의 지원에 힘입어 평화를 파괴하는 적들을 반드시 정의의 이름으로 응징할 것"이라고 밝혔다. 싱가포르 대표로 나온 외대 독일어과 김주연(21.여)씨는 "무차별적으로 무고한 시민들을 대량으로 살상한데 대해 큰 충격을 받았다"며 "이는 명백히 평화에 대한 위협이며, UN회원국들이 테러행위에 공동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지난 98년 미대사관 폭탄테러를 당한 케냐 대표로 참석한 고려대 정외과 김현주(21.여)씨는 "냉전 이후 민족.종교.인종.문명간의 갈등이 더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문명간의 대화'를 모색하는 오늘 총회가 더 의미있는 자리"라고 말했다. 러시아 대표로 참석한 고려대 노어노문학과 정구연(22.여)씨는 다른 참석자들과 마찬가지로 테러행위를 규탄한 뒤 "미국의 국내 안보에 구멍이 뚫린 상태에서 세계안보를 명목으로 MD를 추구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미국의 MD추구를 비판했다. 각국 대표들은 이날 기조연설이 끝난후 '새로운 정보질서 확립을 통한 문명간의 대화'를 의제로, 국제사회의 정보유통 및 정보격차, 정보전쟁 및 보안에 관한 국제법 마련, 정보화사회에서의 인권 등에 대한 세부 토론을 벌였다. 한편 이날 모의총회는 올해 25번째로 모든 참가 대표들이 자국 언어로 연설 및 토론을 했으며, 20명의 통역도우미들이 통역을 도왔다. (서울=연합뉴스) 이귀원기자 lkw77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