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필리핀 합동 수사당국이 뉴욕과 워싱턴의 테러사건과 관련해 필리핀 수도 마닐라의 호텔을 급습해 외국인 폭파테러 용의자수 명을 체포했다고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과 필리핀 수사당국 관계자가 14일 밝혔다. 일본을 방문 중인 아로요 대통령은 이날 도쿄(東京)에서 이 같이 확인하고 필리핀 당국이 마닐라 주재 미국 대사관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베이뷰 호텔에서 `합동작전'을 펼쳤다고 말했다. 에르난도 페레스 법무장관도 이날 마닐라 라디오 방송 회견에서 "왜 이 외국인들이 여기에 와 있는지 밝혀내기 위해 조사하고 있다"면서 "공교롭게도 미국의 테러사건 직후 이들이 체포됐다는 점에서 우연의 일치라고만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페레스 장관은 이들이 미국 테러사건에 연루했는지, 배후 조종자로 알려진 오사마 빈 라덴과 관계가 있는지를 집중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페레스 장관은체포될 당시 이들은 폭탄을 소지하고 있었다고만 말하고 언제 몇 명을 체포했는지는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앞서 필리핀 첩보 관계자들은 13일 미국의 테러사건에 가담한 범인들 중 한 명이 필리핀과 태국을 통해 미국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 내용의 진위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문제의 베이뷰 호텔에서는 지난 95년에도 93년의 세계무역센터 테러사건 용의자 한 명이 체포된 바 있다. 미국 의회조사국은 테러 사건 전날인 지난 10일자 보고서에서 오사마 빈 라덴추종자들의 세포 조직이 있는 34개국 중 하나로 필리핀을 지목했다. (도쿄 마닐라 AP AFP=연합뉴스) k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