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대미테러를 진두지휘한 용의자로 지목되고 있는 오사마 빈 라덴(44)은 e메일과 위성전화로 '작전'을 원격지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언론들은 12일 지난 1998년 빈 라덴이 케냐와 탄자니아 주재 미 대사관 폭탄테러를 배후조종했을 당시 e메일로 지시를 내렸던 것처럼 이번에도 e메일과 위성전화를 통해 조직원들과 긴밀히 협의했다고 보도했다. 세계무역센터 테러범들은 여객기 납치 직후에도 위성전화로 빈 라덴에게 성공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여객기 납치범들은 빈 라덴의 지시로 총이나 폭탄 대신 면도칼 수준의 가벼운 무기만을 사용했다. 이들이 정작 테러에 사용한 무기는 대규모 폭탄이 아니라 비행기 자체. 빈 라덴의 치밀한 계획과 정보력이 이를 가능케 했던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내에 산재해 있는 핵발전소, 각종 연구소에서 배양중인 세균들이 테러에 역이용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편 아프가니스탄의 집권 군정 탈레반은 이번 사건과 빈 라덴의 연루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영국의 일간지 더타임스는 13일 탈레반정권 관계자의 말을 인용, 빈 라덴이 아프간에 연금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이미 그를 연방수사국(FBI)의 10대 수배자중 최우선 수배대상으로 내걸었다. 빈 라덴은 지난 96년 수단에서 내전에 휩싸여 있던 아프간으로 이동한 후 주변에 정교한 안전망을 구축해 왔다. 신동열.조재길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