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가 테러를 당했다. 12일 증시와 환시 등 국제금융시장은 혼란의 도가니에 빠지고 세계경제는 침체 위기감으로 심리적 공황상태에 빠졌다. 뉴욕과 워싱턴 등 미국 심장부에 대한 비행기폭탄 테러사태는 세계경제의 조기 회복 기대감을 무참히 깼다.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는 이날 6백82.85엔(6.6%) 폭락한 9천6백10.1엔으로 1만엔선이 무너졌다. 홍콩 증시의 항셍지수는 10% 대폭락, 10,000선이 붕괴 되는 등 세계증시가 동반 폭락했다. 미국 증시는 전날에 이어 12일에도 휴장했다. 달러화 가치는 연 이틀째 엔과 유로화에 대해 일제히 떨어지면서 금융시장을 마비상태로 몰아갔다. 한때 엔화에 대해 달러당 1백18엔대까지 떨어졌다가 1백19엔선에서 약세를 지속했다. 국제유가는 중동산 두바이유(현물)가 3달러 이상 폭등한 배럴당 28.05달러를 기록했다. 국제경제 전문가들은 소비와 투자 부진으로 어려움에 빠져 있는 미국의 경제활동이 테러사건으로 더욱 위축될 것으로 진단했다. 뱅크원투자자문의 앤서니 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사태는 미국 및 세계의 소비심리를 위축시켜 소비가 일시적으로 완전히 중단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가 급등 사태가 지속될 경우 세계경제는 경기침체 하의 인플레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편 미국의 테러사태로 인해 금융시장과 수출 등 국내 경제도 치명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 주가가 사상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고 항공 해운을 통한 대미 수출라인이 완전히 봉쇄돼 하루 2천5백만달러의 수출차질을 빚는 등 피해가 확산일로다. 12일 오후장만 열린 주식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64.97포인트 급락한 475.60으로 마감됐다. 하락폭이 12.02%에 달해 사상 최대였고 지수 500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 4월10일(491.21) 이후 4개월 만이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7.17포인트(11.59%) 하락한 54.64를 기록했다. 원화환율도 9원70전 급락해 1천2백86원10전을 기록했다. 이정훈.오형규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