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에 `경선관리' 지도부가 들어섬에 따라 당내 대선주자들의 경쟁이 자연스럽게 본격화될 전망이다. 대표 낙점 과정에서 `경선의 공정한 관리를 위한 대선주자 배제' 원칙이 천명된 것은 곧 새 대표체제 출범후 대선주자들의 행보를 어느 정도 용인하겠다는 뜻으로도 읽혀지기 때문이다. 특히 당대표 인선과정에서 한화갑(韓和甲) 최고위원이 대선주자로 공인받고 한광옥(韓光玉) 비서실장은 경선을 포기하는 교통정리가 이뤄짐에 따라 여권 예비주자들의 경쟁구도가 더욱 선명해졌다. ◇한화갑 위원 = '경선포기 조건부 대표직'을 거부함으로써 경선 출마를 공개선언한 셈이 됐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뜻에 따라 출마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태생적 한계'의 굴레를 벗어난 만큼 의원과 대의원을 상대로 적극적인 행보에 나설 계획이다. 자신이 공동의장을 맡은 '미국 아시아.태평양포럼(USAPF)'의 여의도 사무실을 '공식 개소'하는 것을 계기로 이 사무실을 경선 베이스캠프로 전환하고 마포의 새 자택을 방문객에게 공개하는 등 대외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호남후보 불가론을 정면 돌파하기 위해 그동안 공들여온 영남지역을 더욱 자주 방문하는 등 지방나들이를 통해 인지도를 착실히 높여간다는 생각이다. ◇이인제(李仁濟) 위원 = '대선주자 대표배제' 원칙이 관철됨에 따라 당내 경선구도에 큰 걸림돌이 사라졌으며, DJP공조 파기로 충청권 공략을 위한 운신의 폭도 넓어졌다고 보고 보폭을 최대한 확대할 계획이다. 정기국회 회기중이라도 짬을 내 지방방문과 의원 및 대의원 접촉에 나서되 가급적 충남.북 등 충청권에 대한 방문 횟수를 늘려나갈 방침이다. 특히 여권이 처한 주변여건 등을 고려할 때 내년 3-4월께 당내 경선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대선후보 자격으로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하는 상황까지 대비하고 있다. ◇노무현(盧武鉉) 상임고문 = 동서화합을 위해 부산에서 고군분투했던 에너지를 호남 지지도 확보쪽으로 돌려 9월과 10월 광주와 전주를 축으로 한 강연과 세미나를 자주 갖는 등 호남 공략에 공들일 예정이다. 오는 11월엔 서울에서 또 한차례 후원회를 열어 본격적인 대권 레이스의 가속페달을 밟을 예정이다. 노 고문측은 비록 출발이 늦었지만 '호감도 1위, 비토 꼴찌'라는 장점을 주장하면서 호감도를 지지도로 전환시키는 노력에 집중하기로 했으며, 경선 중립과 당 정체성 유지를 내세운 한광옥 대표 체제도 대선행보에 유리한 여건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중권(金重權) 대표 = 10일이면 '전 대표'로서 불공정 경쟁 시비에서 벗어나는 만큼 영남지역 중심으로 활동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대표 직함이 사라졌지만 최고위원 경선 3위의 위상과 국회 일정에 매이지 않는 이점을 최대한 활용, 대구.경북 뿐아니라 전국을 활발하게 방문하면서 '동서화합형대선주자'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 주력하고, 캠프구축도 서두를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측 관계자는 "미국방문 등으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최고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당무에도 적극 참여할 것이며, 지방을 자주 방문해 당원과 국민들을 상대로 한 활동을 벌일 것"이라고 경선출마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근태(金槿泰) 위원 = 사실상 자신의 대선캠프인 한반도포럼의 지부 확장과 지구당원 상대 강연, 지역구민 직접 접촉 등을 통해 '대중속으로' 다가가는 활동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22일에는 대구에서 한반도재단 월례포럼을 갖는 데 이어 대구.경북지부 결성을 통해 TK 공략을 강화하고, 10월17일 서울 63빌딩에서 갖는 후원회를 대선출정식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또 10월말께 광주에서 한반도재단 월례포럼을 열어 지방 지지세를 확산시켜 나갈 예정이며, 11월엔 미국을 방문해 미 공화당 인사들과의 만남도 계획중이다. (서울=연합뉴스) 이강원 맹찬형 고형규기자 k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