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80년대 유행하던 무협영화들이 다시 각광받고 있다. 과거보다 더 장쾌한 스케일과 역동적 영상으로 무장한 무협영화들이 잇따라 개봉되거나 기획되고 있다. EBS TV 영화분석 프로그램 '시네마천국'은 김성수 감독의 영화 '무사' 개봉에 맞춰 국내외 무협영화들의 경향을 분석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무사,그들이 중원으로 간 까닭은'(7일 오후 10시50분)이란 부제로 방송될 이 프로그램은 1년 간격을 두고 상영되는 한국영화 '비천무'와 '무사'가 중국 대륙을 무대로 삼은 이유를 살펴본다. 시네마천국 제작진은 중국을 배경으로 하는 국내 무협영화가 많이 제작되고 있는 이유를 중국 대륙이 주는 호방함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중원의 넓은 사막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호쾌한 액션이 답답한 도시생활에 찌든 관객들에게 해방감을 준다는 것. 여기에 중국 배우의 기용,홍콩 기술진의 도입,중국과 합작 등의 요소도 관객들의 관심을 끄는 요인으로 꼽힌다. 시네마천국 제작진은 '무사' '소오강호' '비천무' '와호장룡' 등의 영화를 예로 들어 '무사,그들이 싸우는 이유'에 대한 분석도 시도한다. 1970∼80년대 무협영화의 주인공들은 가문의 복수나 멸망한 조국 재건 등의 대의명분 아래 싸움을 일으켰다. 하지만 최근 무협영화 속 인물들은 사랑이나 귀향 등 개인적 이유 때문에 싸워야하는 상황에 처한다고 분석한다. 시네마천국 제작진은 김성수 감독의 '비트',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왕가위 감독의 '동사서독' 등 영화에서는 '고향을 향한 집단 오디세이'라는 명제를 추출해낸다.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