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제株, 여전히 '투자중심'..美 제조업경기 회복 신호.신경제는 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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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팜(NAPM)"이 경기 회복 신호를 보냈다.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집으면서 경기 회복 기대감을 갖게 했다.
제조업 분야의 신규 주문이 늘어나고 재고조정도 어느 정도 이뤄져 제조업 경기가 "터닝 포인트"(전환시점)를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경기회복이 시작됐다" "금리인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성급한 주장까지 나온다.
그러나 NAPM지수가 좋아진 어디까지나 구경제 분야가 살아난 덕분이다.
IT(정보기술)로 대표되는 신경제 쪽은 아직도 "미로"를 헤매고 있다.
재고조정 기간도 좀더 필요한데다 소비 심리도 좀처럼 살아날 조짐이 없다.
전문가들은 유례없는 IT경기 침체 속에서도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는 전통산업이 경기를 어느 정도 방어해줄 것으로 보고 있다.
주식시장의 무게중심은 여전히 구경제주에 있다는 뜻이 된다.
◇부활하는 구경제=신경제의 화려한 등장에 숨 죽여야 했던 구경제가 세계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전날 발표된 8월 NAPM 지수가 이를 잘 말해준다.
지난달 NAPM지수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47.9를 기록,전달(43.6)보다 크게 높아졌다.
신규 주문이 7월의 46.3에서 지난달에는 53.1로 상승했고 신규 수출주문도 48.2에서 51.9로 높아졌다.
재고는 20년 만에 최저치인 37.7%로 하락했다.
현대증권 이상재 경제조사팀장은 "전통산업의 재고조정은 작년부터 10개월 이상 진행돼 왔다"면서 "전통산업의 회복이 NAPM지수를 상승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그는 "연초부터 줄기차게 실시해온 미국의 금리 인하 효과가 전통산업 위주로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NAPM지수가 50 이상이면 제조업 경기 확장을,50 이하면 수축을 의미한다.
◇안개 속의 신경제=전통산업과 달리 IT 등 첨단산업은 재고조정 기간이 길지 않았다.
겨우 5개월에 불과하다.
경기 회복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IT 분야의 회복은 내년 2·4분기는 돼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감산과 구조조정이 끝나도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상당기간이 걸린다.
휴렛팩커드(HP)와 컴팩의 합병이라는 재료가 오히려 나스닥지수를 급락시킨 것도 이같은 분석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4일 휴렛팩커드와 컴팩은 18.8%와 10.3% 폭락했다.
합병을 할 정도로 IT경기가 어렵고 앞으로도 좋아질 전망이 없다는 시장의 분위기를 반영한 셈이다.
실제 세계 반도체 업체들의 출하규모(금액기준)는 지난 1월 1백66억3천만달러에서 7월에는 1백8억6천만달러로 올 들어 계속 하락하고 있다.
반도체 현물 가격 역시 회복 조짐이 없다.
◇증시에 대한 영향=당분간 '전통주 강세,기술주 약세'의 이분법적 구도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등 호황을 누리고 있는 전통주와 내수 관련주가 주목을 받는 반면 반도체 통신주 등은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 경제의 IT 및 수출 의존도 등을 고려할 때 지수가 큰 폭으로 반등하기 어렵다는 예측도 가능하다.
국내 증시는 당분간 박스권 장세를 이어가다 내년 2·4분기께 미국의 IT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일 것이라는 신호가 나오면 4·4분기부터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