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경기가 이번 분기(7∼9월)에 바닥을 치고 4분기(10∼12월)부터 회복될 것이라는 '바닥론'과 바닥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시기상조론'이 월가에서 열띤 공방을 펼치고 있다. 바닥론에 불을 지핀 사람은 반도체산업협회(SIA)장인 조지 스칼리즈. 그는 4일 예정된 SIA의 '7월 반도체 매출현황' 발표에 앞서 2일 CBS마켓워치와 가진 인터뷰에서 "7월 매출은 이번 분기가 몇달간 계속돼 온 매출 감소세의 마지막 기간임을 보여줄 것"이라며 "4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증가세로 돌아설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 "PC 관련 반도체 제품에 대한 주문은 이미 반등했다"고 덧붙였다. 살로먼스미스바니 애널리스트 조너선 조셉도 이날 "시장조사 결과 인텔의 펜티엄4에 대한 수요가 기대치를 웃돌았다"고 밝혀 바닥론에 힘을 실었다. 바닥론에 대한 시기상조론자들의 반격도 거세다. 이들은 주요 반도체업체들의 실적경고와 감원발표가 계속 이어지고 반도체가격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을 지적한다. CSFB 애널리스트 팀 마혼은 "시장이 견고하게 바닥을 쳤다는 증거가 전혀 없으며 이례적으로 낮은 공장 가동률이 상승하기 전에는 경기 회복을 기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월가의 관심은 6일 장마감후 발표되는 인텔의 '3분기 경기 및 실적 전망'에 쏠려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인 인텔의 실적예상치가 반도체 경기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한 잣대이기 때문이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