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점유율 40%로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이 대규모구조조정을 추진키로 함에 따라 생명보험업계 전체가 인력감축 등 강력한 구조조정 바람에 휩싸일 것으로 전망된다. 생보사들이 최근 저금리에 따른 역마진 발생으로 상당한 손실을 보고 있는 데다주식시장 침체와 채권금리 하락으로 마땅히 자산을 운용할 곳을 찾지 못하면서 경영난을 겪고 있어 구조조정 추진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삼성생명 배정충(裵正忠) 대표이사 사장은 3일 "본사 인력 8천여명중 400여명을대상으로 희망 퇴직을 실시하는 등 연말까지 모두 1천50명을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생명은 이 인력중 400여명에 대해서만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100여명은 대졸남성 전문설계사 조직으로 흡수하며 250여명은 법인대리점으로, 300여명은 그룹 관계사로 각각 전출할 계획이다. 이 경우 삼성생명은 본사 인력을 13%나 감축하게 되는 것이다. 상시 구조조조정체제를 갖췄던 삼성생명으로서 이같은 인력 감축 규모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삼성생명은 이와함께 콜센터와 채권관리센터를 독립회사로 분사해 이전의 전통적인 전속설계사 판매채널을 계층별로 차별화된 멀티조직으로 전환하는 한편 100여개 지점중 10여개 지점을 통폐합하고 1천420개 영업소중 90곳을 축소키로 했다. 삼성생명의 대대적인 구조조정 계획은 교보.대한생명 등 상위 생보사는 물론 소형 생보사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생보사들은 올들어 초저금리에 따른 금리역마진 발생으로 지난 2월과 9월 각각 예정이율을 내리면서 보험료를 두차례나 인상했지만 이같은 조치로는 취약한 경영구조를 개선시키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특히 생보사들은 주식시장 침체와 채권금리 하락으로 자산을 마땅히 운용할 곳을 찾지 못하고 있어 비용절감을 위한 선택으로 인력 및 조직을 줄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와함께 최근 삼성생명에 대해 경영평가를 실시한 세계적 경영컨설팅회사인 '맥킨지'도 국내 생보업계는 경제 저성장과 방카슈랑스 출현으로 심각한 위협을 받을것으로 진단했다. 맥킨지는 이에따라 국내 생보사들이 ▲원가절감 프로그램 추진 ▲기업가치.리스크 중심의 경영체제 구축 ▲사업단위 재구축을 통한 책임경영 구현 ▲멀티채널 지향영업체제 전환 ▲윈-윈 상품 포트폴리오 구축 등의 선진경영체제를 구축해야 할 것으로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이후 강력한 구조조정을 했거나 상시 구조조정체제로 전환했던 다른 생보사들은 현재 구체적인 인력 및 조직 감축계획을 세워놓은 것은 없다. 그러나 한 생보사 관계자는 "IMF이후 대부분의 생보사들이 인력과 조직을 상당히 감축했다"면서 "그러나 최근들어 금리역마진 발생에다 저금리와 증시 침체까지겹치면서 생보업계에는 또다시 거센 구조조정바람이 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생보사 관계자도 "지난 88년이후 12년째 흑자를 기록하는 등 업계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생명마저 강력한 구조조정을 추진키로 함에 따라 다른 생보사들도 비용절감을 위해 대규모 인력감축을 실시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울=연합뉴스) 전준상기자 chunj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