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주요 반도체업체들이 최근 계획하고 있는 0.18마이크론 공정으로의 전환이 미국, 일본, 네덜란드 등 30개 국가들의 관련 장비수출 금지조치로 인해 지체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략물자나 기술이 분쟁지역이나 테러지원국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들 30개국이 서명해 지난 96년 발효된 바세나르(Wassenaar)협정에 따른 것으로 중국이 블랙리스트 대상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일본이 0.18마이크론 공정에 필요한 장비에 대해서는 규제를 철회할 것을 희망함에 따라 지난해말 참가국들은 이와 관련한 회의를 가졌으나 0.25마이크론 장비에 대한 수출만 허용했었다. 반면 미국의 경우 입장이 단호해서 미국 반도체 장비업체들은 중국으로의 수출을 허용받기 위해서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다 소요기간도 길어 최근 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미국정부에 정책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바세나르협정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반도체업체들은 자체적으로 0.18마이크론 공정전환 일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세미컨덕터 메뉴팩처링 인터내셔널(SMIC)사는 이미 지난해 11월 0.25마이크론과 0.2마이크론 공정체제에 돌입한데 이어 내년 2월에는 0.18마이크론 공정에 집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상하이의 화홍 NEC 일렉트로닉스도 내년 여름부터 0.18마이크론 공정을 시작할 방침이며 그레이스 세미컨덕터도 내년말에는 공정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