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이문열(53)씨가 우화 (1997년)에 이어 단편으로는 4년만에 새 작품을 발표했다. 계간 『세계의 문학』 가을호에실린 . 이 소설은 유명 조각가 밑에서 10년 동안 조수 노릇을 하던 김씨가 어느날 독립을 선언하고 독자적인 전시회를 열지만 역시 조수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내용을 담은 일종의 '예술가 소설'이다. 주인공 김씨는 작가 주변의 실존 인물로 알려졌다. 작가 특유의 탁월한 이야기 솜씨가 여전히 발휘된 이번 소설에는 그간 이문열의 문학에서 빈번하게 표출됐던 대사회적 발언, 이념논쟁의 소지 등이 직접적으로 담겨있지는 않다. 다만 진정한 창작에 이르지 못한 채 모방과 답습에 의존하는 얼치기 예술가들, 광범위하게는 '수준 낮은 어떤 사람 또는 대상들'에 대한 풍자가 에둘러 표현된 듯한 느낌을 준다. 이런 면은 예술과 사회ㆍ정치 현상을 따로 떼어놓지 못할 뿐더러나아가 발언의 욕구를 잘 참지 못하는 작가의 성향을 은연중에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문학평론가 김정란(48.상지대 교수)씨가 9년만에 새 평론집 두 권을 냈다. 시평론집 「영혼의 역사」와 소설평론집 「연두색 글쓰기」(이상 새움 출간). 두 책에는 시인 이상, 김춘수, 노혜경, 허수경 등과 소설가 이윤기, 황석영, 최수철, 이문열 등의 작품을 살핀 논문들이 실렸다. 김씨는 알려진대로 부지런한 글쓰기와 사회참여로 여성주의 운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평론가이자 시인이다. "한국처럼 극성스러운 가부장사회에서 글쓰기하는 여성이 느껴야 하는 자기 검열의 대가는 혹독하다"는 저자 서문에서 평론집의 성격은짐작된다. 김씨는 평론집에 여성 소설가들의 글이 거의 포함되지 않은 점에 언급, "현재발표되고 있는 여성소설들에 나타난 여성의식이 너무 희박하기 때문에 그 작품들을높이 평가하지 않고 따라서 주로 여성 시인들에게 관심을 기울인다"고 밝혔다. ▲김병종 서울대 미대 교수의 부인 정미경(41)씨가 계간 『세계의 문학』가을호에 단편 을 발표, 소설가로 등단했다. 이화여대를 나온 정씨는 이화 백주년 기념 문학상을 받았고 중앙일보 신춘문예희곡 부문으로 등단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성섭 기자 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