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음식은 무엇보다도 좋은 재료에서 비롯됩니다"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풍원양곱창 전순복(58)사장의 하루는 마장동우시장에서 시작된다.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9시30분이면 이곳을 찾는다. 이때부터 꼼꼼히 재료를 살피다보면 오후 3시를 넘는 것은 보통이다. 때로는 마음에 드는 재료를 구하지 못해 저녁 7시까지 시장을 헤매다 결국 그날의 영업을 포기한 적도 있다. 전사장은 신선한 한우 생고기만을 고집한다. 도축한지 하루만 지나도 찌개감으로나 사용할 뿐 구이용으로는 상에 올리지 않는다. 풍원양곱창의 특징은 두꺼운면서도 부드러운 육질. 살강살강하면서도 뽀득뽀득한 느낌마저 주는 양깃머리의 씹는 맛은 가히 일품이다. 곱창은 중간이 끊기지 않은 한가닥으로 통구이를 한다. 곱창의 맛을 내는 내부의 곱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양(量)마저 풍부하다. 1인분이 2백50g으로 다른 집의 1.5배 정도는 된다. 다른집보다 풍부하게 서비스해야 손님도 많이 끌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양곱창과 어울리는 소스 역시 특기할만하다. 풍원의 소스는 고급간장에 18가지 한방약재를 넣고 10시간동안 달인 뒤 생과일즙을 섞어 만든다. 향긋하고 달콤한 맛이 그만이다. 전사장은 대단한 미식가다. 한번은 친구들과 맛있는 식당 얘기를 하다가 점심한끼를 먹으러 전라남도 해남지방까지 내려갔던 기억을 가지고 있을 정도다. 자동차 부품을 설계.생산하는 중소기업을 운영하던 전사장이 12년전 갑자기 양곱창집을 차리게 된것도 맛을 찾는 미식가였기에 가능했다. 전사장은 음식점을 시작할때 어머니가 하신말씀을 지금도 금언처럼 가슴속에 새겨놓고 있다. "스스로 마음이 건강해야 제대로 된 음식을 만든다" 어릴적부터 도축장 인근 왕십리에 살아온 까닭에 이제는 곱창의 모양만 살펴봐도 암수를 구별할 수 있을 정도라는 전사장은 "양깃머리는 약알칼리 음식이라 소화가 잘되지만 살은 찌지 않는다"며 "정력과 기운을 돋우고 담과 위를 튼튼하게 하기 때문에 해독과 피부미용에도 특효"라고 강조했다. 가격은 다른집에 비해 상당히 싼 편이다. 1인분에 곱창 9천원,양깃머리 1만원,대창(큰 창자) 8천원을 내면 즐길 수 있다. (02)517-0056/6731.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