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 타임스는 13일 야스쿠니 신사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참배하기에 적절한 장소가 아니라고 지적한 일본 민주당 하토야마 유키오 총재의 기고문을 '잘못된 추모(The Wrong Memorial)'라는 제목으로 게재했다. 하토야마 총재는 이 기고문에서 그 이유를 3가지로 설명했다. 첫째 이유는 일본 헌법은 정부의 종교활동 참가를 금지하고 있으나 야스쿠니는 신도의 사원으로 과거 국가 신도주의의 중심이었으며 이곳에서 개발된 교리는 일본의 전시 군국주위를 정당화하는데 사용됐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했다. 둘째 이유는 이곳이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또 전쟁행위를 위한 활력 충전소로 이용됐기 때문에 평화를 사랑하는 일본 국민들은 이곳에서 경의를 표할 수 없다고 그는 말했다. 게다가 일부 기독교 신자들은 종교적, 윤리적 이유로 기독교인 전사자를 야스쿠니에 묻는데 반대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는 한국인 전몰자를 야스쿠니에서 이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야스쿠니 신사에 14명의 A급 전범들의 유해가 안치돼있는 한 외국인들이 이곳에서의 추모행사에 참여할 수 없다고 그는 말하고 일본 총리가 아시아 전역에서 만행을 저지를 전범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면 이는 일본의 전시 침략행위 피해자들 특히 한국과 중국의 피해자들에게 지극히 무감각하고 오만한 행동으로 비쳐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토야마 총재는 야스쿠니는 한마디로 일본이 침략하고 식민지배를 했던 나라의 시민들에게 오라고 할 수 있는 곳이 아니며 따라서 화해의 장소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고이즈미 총리의 참배는 일본의 아시아 침략을 용서하고 전쟁 책임을 지워버리려는 행위로 받아들여질 것이며 야스쿠니의 윤리적, 종교적, 법적, 역사적 문제점들은 차치하고라도 동아시아의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고 그로 인해 일본의 국익을 해칠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고이즈미 총리가 미국과의 관계강화를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면서도 중국과 남북한 등 이웃나라들과의 대화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그는 말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심지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이후에나 손상된 관계회복을 방안을 검토하겠다고까지 말했다고 하토야마 총재는 지적했다. 고이즈미 총리의 태도는 아시아와 국제사회에서의 일본에 대한 의구심을 높였다고 그는 말하고 건전한 정치가라면 자신의 행동이 초래할 외교적 결과를 항상 생각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고이즈미 총리가 참배 날짜를 앞당기거나 참배 방식에서 신도방식을 취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는 의미가 없는 것이라며 이같이 표피적인 것들에 의존해야 한다면 신사참배는 무언가 이상한 것이라고 확인해주는 것밖에 안된다고 지적했다. 하토야마 총재는 고이즈미 총리가 근시안적인 국수주의의 유혹을 거부하고 대신 일본을 국제사회에 더욱 가깝게 이끌어가려는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