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0:30
수정2006.04.02 00:33
진념 부총리 겸 재경부장관이 금융통화위원회(9일)를 하루 앞두고 콜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발언을 해 한국은행이 발끈하고 나섰다.
진 부총리는 8일 기자간담회에서 "재정.금융정책과 통화정책이 박자를 맞춰야 하며 최근의 경제상황과 경기대책에 대해 한은 총재와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경기대책으로 정부가 재정지출을 확대하고 은행들의 대출금리 인하를 유도하듯이 한은도 적절한 조치(금리인하)를 취할 것임을 의미하는 것으로 시장에 받아들여졌다.
그 때문에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연 5.3%대로, 5년만기는 연 5.7%대로 안착했다.
이날 오전에 약세를 보이던 국채선물 가격도 부총리 발언뒤 강세로 돌아섰다.
한은은 평상시 같으면 그냥 듣고 넘길 얘기였지만 금통위 하루 전날이어서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관계자는 "부총리가 한은 총재와 인식을 같이한다는 발언은 경기상황이 예상보다 나쁘다는데 대한 원론적인 얘기일 뿐"이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두 사람이 금리인하에 합의할 수도 없고 금리결정은 전적으로 금통위원들에게 달려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은 일각에선 "(재경부가) 금리정책에 시시콜콜 개입하던 옛날 버릇이 또 나오는 것 같다"고 비난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대통령까지 내수진작을 촉구할 만큼 침체된 경기를 살리는데 한은도 앉아만 있을 수 없지 않느냐는 현실론도 제기됐다.
당초 한은은 콜금리를 두달연속 내릴 수 있느냐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지만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는 쪽으로 분위기가 달라졌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