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왕자웨이(王家衛·43) 감독이 자신이 소유한 제톤필름과 SBS와의 TV 드라마 공동제작을 협의하기 위해 지난 5일 방한했다.
6일 SBS와 드라마 공동제작 양해각서(MOU)를 교환하는 행사에 참가한 왕 감독은 "두 회사는 편당 20만달러씩 모두 2천만달러를 투자해 60분짜리 드라마 1백편을 공동 제작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어떤 방식으로 합작 드라마를 제작할 계획인가.
"각 드라마는 SBS와 제톤필름이 공동으로 만들게 됩니다.
한국어와 중국어로 제작되며 제작비는 각각 50%씩 부담합니다.
또 각자 보유하고 있는 제작·배급·매니지먼트 등의 조직을 동시에 이용해 아시아 시장은 물론 세계 시장도 공략할 계획입니다.
각 드라마에는 홍콩과 한국의 유명 배우들이 출연할 예정입니다"
-SBS와 공동 제작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다른 나라의 방송국이나 프로덕션 등과 같이 일할 기회는 여러 번 있었지만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우연히 SBS 안국정 제작본부장과 공동제작에 대해 상의를 한 것이 인연이 돼 이번 일이 성사됐어요"
-한국 드라마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홍콩이나 중국 등지에서 한국 드라마가 워낙 인기가 있어 여러번 본 적이 있습니다.
한국 드라마는 아시아 사람들의 보편적인 감정에 호소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요.
몇 년 전 한국의 단편영화제에서 심사를 맡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한국의 감독들이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통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 수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이번에 제작된 드라마를 직접 연출할 계획인가.
"첫 작품은 아시아 여성의 삶을 감각적으로 그린 'SHE 2002'(가제)가 될 겁니다.
이 작품과 1백편중 마지막 작품은 직접 만들고 싶어요.
하지만 주변에서 직접 만들기보다는 총감독을 맡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권유하고 있습니다.
모든 제작은 SBS와 상의해 진행할 예정입니다"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