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화의 진전으로 국경의 의미가 없어진지 오래다. 한국상품은 해외시장은 물론 안방이라 할 수있는 내수시장에서도 다국적 기업과 경쟁해야 한다. 세계 1등 상품이 아니면 어디서도 살아남기 힘들다. 더군다나 중국이라는 거대 후발국이 빠른 속도로 추격해오고 있어 일류 상품의 반열에 오르지못한 한국상품은 설 땅이 없어진다. 한국상품의 차세대 주자로 손꼽히는 디스플레이(Display)에서부터 조선 철강등 전통산업에 이르기까지 메이드인 코리아(Made in Korea)의 현주소와 일류화 대책을 짚어본다. 시리즈1 DT(Display Technology)-반도체 이상의 캐시카우 올해 상반기 삼성그룹내 반도체 부문의 수출이 디스플레이에 역전당하는 "이변"이 벌어졌다. 반도체 부문 수출이 31억달러에 그친 반면 LCD(액정표시장치) 모니터 등 디스플레이 부문의 수출은 삼성전자와 삼성SDI를 합쳐 모두 45억달러에 달했다. 우리나라 전체로도 디스플레이의 수출은 1백억달러를 넘어서 반도체(96억9천만달러)를 앞질렀다. 물론 반도체 가격의 급락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삼성과 LG가 디스플레이 사업에 거는 기대와 투자를 감안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들 기업은 디스플레이를 반도체를 능가하는 "캐시카우(Cash Cow.돈벌이가 되는 상품)"로 키운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삼성은 지난 3월 삼성SDI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코닝이 디스플레이 관련 계열사의 CEO(최고 경영자)로 구성된 "디지털TV 일류화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삼성전자와 삼성SDI는 2005년까지 PDP사업에 1조5천억원 이상을 투자할 방침이다. LG전자도 디스플레이산업을 차세대 주력사업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사업 육성방안을 마련했다. 2005년까지 PDP에만 1조3천5백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대우전자도 오리온전기와 PDP사업을 위한 전략적 제휴에 합의했다. 정부도 반도체 경기에 따라 나라 경제 전체가 부침하는 취약한 경제구조를 개선시키기 위해 디스플레이 산업을 적극 지원키로 했다. PDP TV에 부과하는 특별소비세를 이달부터 15%에서 1.5%로 대폭 낮췄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분야를 산업기반조성사업으로 선정,집중 육성키로 하고 올 하반기부터 LCD외에 PDP생산을 위한 핵심장비 및 소재를 수입할 경우 할당관세를 적용키로 했다. DT는 TV PC 휴대폰 등에서 영상과 문자를 보여주는,"화면"을 만드는 기술이다. "정보를 전달하는 고속도로를 까는 산업이 IT라면 DT는 그 정보를 눈으로 볼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우종 삼성SDI 마케팅그룹 모바일본부 부장)로 정의할 수있다. 브라운관 TFT-LCD(박막 액정표시장치)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 유기EL(유기전계발광장치) 등이 바로 DT다. 전자통신연구원에 따르면 세계 DT시장은 앞으로 매년 15%씩 성장,2005년에는 지난해(4백40억달러)의 두배가 넘는 8백99억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시장 규모가 메모리 반도체(2005년 8백20억달러)보다 커지게 된다. 기업과 정부가 DT에 집중 투자하려를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의 세계 DT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으로 21.8%(96억달러)수준.전문가들은 2005년께는 이보다 약간 높은 24%(2백18억달러)의 시장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