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정글탐험,헬레니즘유적 순례,밀라노 패션기행,라스베이거스 체험,피카소 연구…. 국내 최대 광고대행사인 제일기획이 문화에 대한 직원들의 눈을 높이기 위해 이달부터 파란(破卵)연수제도를 도입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문명과 종교의 발상지,예술과 역사의 현장,디지탈혁명의 진원지 등 전세계 문화중심지를 여행하며 문화지식을 축적하고 이를 직원들이 공유하는 프로그램이다. '파란'이란 글자 그대로 글로벌 문화체험을 통해 '알을 깨는' 듯한 발상의 전환을 가져오고 한국광고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제일기획은 앞으로 매년 20명씩 5년동안 총 1백명의 직원을 파란연수에 참여시켜 문화전문가로 양성키로 했다. 3∼4명이 한조를 이뤄 직무와 관계없이 문명 예술 트렌드 등 3가지 영역중에서 탐구주제를 선정하고 여행지를 스스로 선택하는 방식이다. 연수대상자는 팀장 등 간부급 사원을 중심으로 선발된다. 이미 첫번째 연수자 3명이 선발돼 3일 18일 일정으로 브라질여행길에 오른다. 브라질은 칸느 등 세계광고제에서 뛰어난 크이에이티브를 과시하며 최근 세계광고계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나라다. 연수자들은 '혼란속에 내재된 힘'이라는 주제아래 아마존 정글을 탐험하고 대학과 시장 등을 둘러본 뒤 광고계 인사들을 만나 인터뷰도 할 계획이다. 불경기에 웬 한가한 문화타령이냐는 일각의 따가운 시선을 물리치고 제일기획이 이처럼 문화전문가 양성에 나서게 된 것은 문화에 대한 이해 없이는 좋은 광고를 만들 수 없다는 절실한 판단 때문이다. 제일기획 배동만 사장은 "다국적 기업의 국내진출과 우리기업들의 해외시장 개척이 크게 늘어나고 있어 세계문화에 대한 이해 없이는 글로벌경쟁력을 키울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제일기획을 최고의 문화전문가 집단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다. 한편 제일기획은 이번 파란연수 외에도 선진광고회사 파견,지역전문가 선발 등을 통해 앞으로 3년동안 전체직원의 30%인 2백여명을 장단기 해외연수에 참여시킬 계획이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