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현정기자의 '패션읽기'] 지구촌 누비는 '뉴욕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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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간의 국내 패션은 크게 네 가지 흐름으로 나눌 수 있다.
유럽식과 프렌치,이탈리안 그리고 뉴욕 스타일이 그것이다.
80년대를 풍미한 패션은 유럽풍이다.
논노 조이너스 등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브랜드들의 광고문구를 보면 '유러피언 스타일'이라는 표현이 빠짐없이 등장한다.
넓고 각진 어깨선,두 개의 정장 단추, 겨드랑이부터 엉덩이선까지 부드럽게 이어지는 곡선 등이 유럽패션의 특징이다.
격식을 엄하게 따지면서 포멀한 옷을 즐겨입는 유럽인의 기호가 반영된 옷차림이다.
90년대 들어서는 프렌치 스타일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90년대 초반까지 패션디자이너들은 프랑스 브랜드 '아네스베'류의 디자인에 몰두했다.
검정과 흰색의 배색, 마치 죄수복을 연상케 하는 가로줄무늬 티셔츠, 목에 매는 작은 스카프 등이 프랑스 패션의 대표적인 아이콘이다.
하지만 어깨가 좁아 보이고 다리가 짧아 보이는 등 동양인의 체구에는 불리한 실루엣 때문인지 프렌치 스타일은 단명하고 말았다.
이후 이 스타일의 부활을 노린 몇몇 브랜드가 등장했지만 역시 도중 하차라는 쓴맛을 봐야 했다.
때문에 백화점 바이어나 패션전문가들은 지금도 프렌치 스타일이라면 고개를 젓는다.
그 다음 바통을 이어받은 것이 이탈리아풍이다.
프렌치풍에 비해 어깨가 넓고 허리선이 적게 패어 전체적으로 넉넉한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편안하고 세련된 '아르마니 스타일'로 잘 알려져 있다.
요즘 최고의 인기는 단연 '뉴욕 스타일'이다.
'뉴요커' '뉴욕 쉬크' 등 히트 브랜드 대부분이 뉴욕인의 옷차림을 흉내내고 그 이미지를 표방하고 있다.
단순한 선과 절제된 장식이 특징.
또 군더더기 없이 깔끔해 보이는 느낌이 도시의 건축물을 닮았다.
뉴욕 붐이 불고 있는 곳은 비단 한국뿐만이 아니다.
원래 도나카렌 캘빈클라인 등 미국 디자이너 브랜드로부터 시작됐지만 지금은 루이비통 세린느 등 유럽의 유명 브랜드들도 뉴욕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다.
뉴욕이 가장 큰 시장인 동시에 뉴욕패션이 최신 트렌드이기 때문이다.
패션전문가들은 뉴욕 바람이 당분간 계속되리라고 전망한다.
다음에는 어떤 스타일이 인기를 끌게 될까.
s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