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를 모았던 추가 상승은 없었다. 대신 반등 연장 실패에 따른 저가 논리 약화와 투자 심리 위축이 우려되고 있다. 물론 뉴욕증시 사흘째 하락, 포항제철 상반기 실적 악화, 반도체 경기 침체 지속 등 국내외 악재 속에 약보합권 마감이면 선방이라는 긍정론도 들린다. 그러나 내일을 기약할 만큼 강한 매수 주체도, 주도주도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다. 오름세를 예단한 접근은 부담스럽다는 얘기다. ◆ 안전망은 깔렸나 = 수요일 국내 증시가 전날의 기술적 반등세를 연장하는 데 실패, 향후 전망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전날 기록한 장중 저점 512선을 바닥으로 삼고 5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532선을 천장으로 이는 단기 박스권을 설정하라는 권고도 바로 이런 전망에 기초하고 있다. 김도형 KGI증권 연구원은 “주 후반 지수 움직임은 전적으로 미국 증시 방향에 달려 있다”며 “그러나 예정된 주요 기업 실적과 미국의 2/4분기 GDP 등이 좋지 않을 전망이어서 하락압력 속에 방향탐색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연구원은 또한 “국내 증시의 경우 몇몇 기업의 단발성 호재 외에는 기댈만한 재료가 없다”며 “저점 매수와 고점 매도의 기술적 매매로 확대된 장중 변동성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태동 세종증권 연구원은 “가격 논리가 세를 얻고 있기는 하지만 추세 전환에는 역부족”이라며 “27일 미 2/4분기 GDP 추계치 발표 이후 방향을 설정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좀 더 보수적인 애널리스트들은 추가 하락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라고 당부한다. 현정환 SK증권 책임연구원은 “나스닥지수가 빠른 시일 내에 2,000선을 회복하지 못할 경우 부정적 시그널로 재해석될 가능성이 높다”며 “종합지수 500선까지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표류하는 투자심리 = “화요일 하이닉스, 수요일 삼성전자.”국내 반도체 대표주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요동치고 있다. 전날 하이닉스는 외국계 증권사의 부정적인 전망을 받으면서 1,000원에 내몰렸다가 별다른 모멘텀이 없는데도 10% 이상 치솟았다. 이날에는 다시 13% 가까이 곤두박쳤다. 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6월 반도체장비 주문 출하 비율이 0.54로 개선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주문 회복이 아닌 출하 급감에 힘입은 탓에 악재로 해석됐다. 출하가 전월에 비해서는 12%, 전년 동기 대비로는 42% 급감한 것. 반도체 가격도 반등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전날 뉴욕 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사흘째, 1.69% 하락했다. 그러나 이날 시장은 악재에 아랑곳하지 않고 단순 낙폭 과대 논리를 적용, 삼성전자 주가를 3% 이상 띄웠다. 수급과 심리가 펀더멘털을 앞서는 최근 장세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 수요일 뉴욕에선 = 듀폰, 제록스, SBC 커뮤니케이션 등이 지난 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특히 제록스의 경우 부진한 실적 발표가 예상돼 이에 대한 뉴욕 투자자의 반응이 주목된다. 장 종료 후에는 코닝과 컴팩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어 국내 증시가 이를 어떤 방향으로 선반영할 지도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대목이다. 주요 경제지표로는 6월 기존주택판매가 계획돼 있다. 한경닷컴 임영준기자 yjun19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