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 조기사망은 국가경제에 이익?"..필립모리스 보고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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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자 조기사망은 국가경제에 이익?"
세계최대 담배제조업체인 필립모리스가 최근 체코정부에 전달한 보고서가 논란이 되고 있다.
17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이 보고서의 핵심은 "담배를 많이 피우는 흡연가들은 빨리 사망하고 이는 궁극적으로 체코 경제에 이익이 된다는 것".
필립모리스는 이 보고서에 흡연자의 조기사망으로 지난 97년 한햇동안 의료보험및 양로시설비용 약 1억4천7백만달러를 절약했다는 "구체적 수치"까지 제시했다.
하지만 흡연 반대론자들은 이를 "말도안되는 소리"라며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영국 금연단체인 "애시(Ash.재)"의 존 코놀리는 "필립 모리스가 "자,봐라.우리가 비용이 많이 드는 노인을 처리하는 걸 도와주지 않느냐.그러니 흡연규제를 완화해라"며 체코정부를 유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압력단체인 "어린이를 위한 담배 없는 세상 운동"도 "필립 모리스가 책임감있는 기업이라면 흡연자의 조기사망이 국가재정에 도움이 된다고 말하겠느냐"며 무책임한 태도를 비난했다.
체코의 공중보건 운동가 에바 크랄리코바도 "필립모리스의 논리대로라면 가장권고할 만한 방법은 정부가 사람들을 은퇴하는 즉시 죽이는 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비난여론이 들끊자 회사측은 "이 보고서의 목적은 흡연의 긍정적인 측면을 제시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파문확산에 나섰다.
필립 모리스는 "이 보고서가 비용 편익 분석 자료로 작성된 것"이라며 "흡연자들이 사망하기 전 들어가는 비용과 노인들을 장기적으로 부양하는데 드는 비용을 단순비교한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말보로"를 생산하는 필립 모리스는 전세계 1백50여 개국에 17만8천명의 종업원을 거느린 세계 최대의 담배제조업체.
체코에서 소비되는 담배의 무려 80%를 생산하고 있으며 지난달엔 로스앤젤레스 법원으로부터 암으로 투병하고 있는 흡연가에게 흡연의 위험성을 미리 경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30억달러를 지급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