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초청으로 오는 15∼18일 러시아를 방문한다. 장 주석의 이번 방문은 무엇보다 러시아와의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공고히 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된다. 러시아 역시 오는 20∼22일 제노바에서 열리는 G-8 회담에 앞서 이 그룹에 포함되지 않는 중국 주석과 만나 나름의 대책을 논의하는 것은 물론 '탄탄한 양국 관계를 과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러시아와 중국이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가장 부각시키고 있는 부분이이번 방문중 체결될 두 나라간 '친선.우호.협력조약'이다. 장 주석은 방문에 앞서 러시아 언론과 가진 회견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가 "전략적 협력 파트너로써" 양국 및 국제 현안에서 같거나 유사한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오는 15∼18일 자신의 러시아 방문중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두나라 관계의 장기발전 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러-중 친선.우호.협력 조약'이 "중국과 러시아가 항상 선린관계를 유지하고 좋은 파트너이자 믿을 수 있는 친구가 되기 위한 견고한 법적 기반이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와 중국 관계의 성격과 향후 20년간 발전 방향을 담은 이 조약이 갖는 의미는 중국이 과거 수십년 동안 다른 국가들과는 이같은 조약을 체결하지 않았었다는 점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러-중간의 이같은 '돈독한' 관계를 과시할 수 있는 우선적인 매개 가운데 하나가 중국의 러시아산(産) 민항기 구입문제다. 월 스트리트 저널의 러시아 자매지인 베도모스티지(紙)는 11일 중국의 '중국항공 공급 수출입공사'(China Aviation Supplies Import & Export) 대표단이 지난달러시아를 방문, 투폴례프(Tu)-204 여객기 10대 구매문제를 논의했다고 소개한뒤, 장주석의 방문중 관련 계약이 체결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계약이 성사될 경우, 30기의 보잉-737기 중국 판매 문제를 논의하다가 최근 미-중 정찰기 사건으로 협의를 진전시키지 못하고 있는 미국의 보잉사가 직접 타격을 입게되는 것은 둘째치고, 과거 10년간 중단됐던 중국의 러시아 여객기 구매가재개된다는 적잖은 의미를 갖는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이 2015년까지 1천대의 민항기(약 1천억달러 상당)를 세계시장에서 구매하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이 민항기 구매선을 러시아로 돌리거나 다변화한다는 것은, 러시아의 친서방 노선을 사전 예방하기 위한 중국의 강력한 러시아 끌어안기 포석으로도 평가된다. Tu-204 제작사인 '아비아스타'의 알렉산드르 사보스티야노프 대변인은 "현재까지 중국측의 누구도 우리 회사와 작업해본 적이 없고, Tu-204기 역시 중국으로서는완전히 새로운 기종인데다 중국측이 아직 장착될 엔진의 종류도 결정하지 않고 있다"고 소개한뒤, "이 문제는 현재 단지 구매 의향을 확인하기 위한 사전 단계일뿐"이라고 지적했다. 장착될 수 있는 엔진은 롤스 로이스사(社)와 자국산 등 두가지로,러시아산의 경우, 소음 등의 환경기준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러시아의 한 고위 전문가는 12일 러시아가 오는 G-8 정상회담에서 "전략적 안정화 및 꾸준한 핵감축 문제를 주요 의제화 할 것"이라고 밝히고,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의 격차 해소 방안도 거론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지일우특파원 ciw@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