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지수가 나스닥 2,000선 붕괴 충격으로 지난 9일에 이어 또다시 하락갭을 만들며 68선에 가까스로 걸친 채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가 이틀째 이어진 가운데 개인만 힘겹게 장을 지키는 양상이 전개됐다. 전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상승종목이 88개에 그치고 하락종목이 508에 달하는 투매양상이 재연됐다. 인터넷, 소프트웨어 및 솔루션, 보안, 스마트카드 등 대부분의 중소형 테마주는 전날의 기술적 반등을 잇지 못하고 하락 수렁에 빠져 들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반도체, 네트워크 등 기술주가 급전직하하며 3주만에 2,000선이 무너지자 1,800선이 지켜질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장 종료 후 미 기술주 일부가 상승세로 돌아서기도 했지만 앞으로 다가올 기업실적 발표에 대한 경계감이 매수발걸음을 무겁게 하는 모습이었다. 시장관계자들은 코스닥지수가 이날 저가매수 유입으로 68선을 지켰지만 추세를 돌릴만한 호재가 없어 반등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68선을 전후로 관망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나스닥추가 하락시 지난 4월 초 기록한 저점인 64~65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관측이 아직 유효하다. 특히 외국인이 통신주를 중심으로 순매도세를 이어가고 있고 기관의 시장참여도 덩달아 부진한 점이 지수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11일 코스닥지수는 개장초 67.17까지 급강하하며 출발한 뒤 오후 들어 소폭 회복하며 68.07에 마감, 전날보다 2.60포인트, 3.68% 내렸다. 코스닥 50 지수선물 9월물은 2.65포인트, 3.11% 내려 82.65를 가리켰다. 외국인이 엿새째 팔자에 나서며 이날 141억원 순매도, 지난 5월31일 164억원 이래 최대규모의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기관이 소폭 순매도로 관망세를 보인 가운데 개인은 저가매수에 나서 83억원 순매수했다. KTF와 하나로통신이 외국인의 집중적인 매도공세에 시달리며 5~6% 급락하고 LG텔레콤도 혼조세를 보이다 결국 하락 마감했다. 새롬, 엔씨소프트, 옥션, 핸디소프트 등이 4% 내리는 등 지수관련 대형주 약세가 이어졌다. 이 와중에 휴맥스가 상반기 실적호조로 7% 오르고 동특이 상한가에 올라 눈길을 모았다. 삼영열기, 좋은사람들, 국순당 등 선도가치주가 대부분 큰 폭 하락하고 씨엔씨엔터 등 스마트카드주도 전날 강세를 잇지 못하고 모두 내렸다. 코텍, 한네트, 사이어스, 예스테크 등 전날 신규등록주가 일제히 상한가에 올랐고 A&D주 가운데 동특, 테창메텍이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했다. 휴먼이노텍 우선주는 이레째 상한가 행진을 이었다. 장영수 동부증권 기업분석팀장은 "코스닥 업체가 대체로 최근 반도체가 하락과 PC수요 급감으로 유발된 정보기술(IT)부문의 불황을 이겨낼 만한 체력이 없다는 점이 시장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팀장은 "일단 64대까지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빠른 시일안에 상승 계기를 찾지 못할 경우 자칫 70선이 저항선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혜린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난주말 이후 세 번에 걸쳐 투매가 발생해 통신주 등을 중심으로 저가매수를 기대해 볼 만 하지만 아직 미국 시장이 안정을 되찾기까지는 보수적 관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형범 LG증권 책임연구원은 "68선 아래에서 매수세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어 일단 68선에서 횡보세가 전망된다"며 "나스닥 2,000선 붕괴에 따른 추가하락 가능성보다는 경기와 기업실적 호전에서 상승 모멘텀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