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수요 우위의 장세를 따라 이틀 내리 상승했다. 업체 결제수요, 역외매수, 주식 역송금수요 등 다양한 수요 요인이 진을 쳤으며 한때 엿새만에 1,300원대를 경험했다. 최근 전세계적인 달러 강세의 울타리에서 벗어난 흐름을 보였으나 이날은 엔화 움직임의 영역내에서 발걸음을 걸었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2.60원 오른 1,299원에 마감했다. 개장초 125.20엔대로 내려선 달러/엔과 역외선물환(NDF)환율의 보합 움직임에 부합해 내림세를 보이던 환율은 엔화 약세와 함께 매수세가 적극적으로 나서 오름세로 바뀌었다. 거래자들은 그동안 상승 모멘텀이 쉽게 쥐어지지 않아 사자(롱)마인드를 가져갈 수 없었다. 그러나 이날도 초반 좁은 박스권내 장세를 예상했으나 다양한 수요 요인과 엔 약세의 진전이 시장 심리를 뒤흔들며 손바뀜이 잦았다. 은행간의 포지션 교환에 따른 기싸움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결제 수요 등이 강해지고 동시에 엔화 약세가 진행돼 한때 1,300원을 넘어섰다"며 "뉴욕장에서 달러/엔이 125.80엔을 확실히 뚫지 않으면 1,300원대 안착은 어렵고 박스권내 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일 거래 범위는 1,295∼1,303원"으로 전망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엔화 약세가 좀 더 진행되면 NDF환율이 1,305원을 넘을 것"이라며 "달러/엔 등의 방향성이 없는 상황에서 수요 우위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 매수세 강화와 엔 약세 진전 = 개장초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던 달러/엔이 방향을 틀고 매수세가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오름세가 나타났다. 달러/엔 환율은 시장참가자들의 포지션 이동에 따라 출렁거렸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 초반 125.23엔까지 내렸던 달러/엔은 차츰 오름세를 강화하며 한때 125.87엔까지 올랐다가 장 막판 125.60엔대로 되밀렸다. 9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은 일본의 5월중 기계류 주문이 예상보다 적은 폭으로 감소해 닷새만에 하향세를 보이며 125.38엔에 마감했다. 또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G10 중앙은행 총재회담에서 달러 강세가 미국과 유럽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와 달러 강세기조가 다소 약해지는 기미를 보이기도 했다. 장중 일본 은행권과 기업들이 달러 매수에 나서고 달러매도초과(숏)상태였던 거래자들이 달러되사기(숏커버)에 나서 달러/엔은 상승세를 탔고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일본 아시히 은행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 검토대상으로 분류한 것이 엔화에 악재로 작용하기도 했다. 역외세력은 NDF정산관련 역내 매물 소화를 위한 매수외에 신규매수와 함께 지난 금요일의 주식순매도분 역송금 수요를 불러일으켰다. 업체는 결제수요에 적극적으로 나섰으며 1,299∼1,300원에서는 네고물량을 출회했다. 지난 금요일 외국인 순매도분이 역송금 수요로 환율 상승에 기여했다. 개장초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떠돌았던 아르헨티나의 디폴트관련 루머는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환율은 9일 뉴욕장에서 달러/엔이 소폭 내려앉아 역외선물환(NDF)환율이 1,297/1,298원의 보합권내에서 마감된 것을 반영, 전날보다 2.40원 낮은 1,294원에 출발했다. 개장 직후 1,293.50원까지 저점을 내린 환율은 달러/엔의 상승을 타고 차츰 올라 11시 5분경 오름세로 전환, 장 막판까지 상승기류를 타고 1,298.40원을 고점으로 1,298.20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달러/엔 급등을 타고 오전 마감가보다 1.30원이나 오른 1,299.5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달러/엔의 오름세가 결제수요 등이 몰리면서 2시 24분경 1,300원에 올라섰으며 34분에는 1,300.50원을 고점으로 기록했다. 이후 환율은 1,300원을 중심으로 공방전을 펼치다가 달러/엔이 수위를 낮추자 네고물량 등이 나서 1,298원선으로 미끄러졌다. 사흘째 주식 순매도를 이은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816억원, 38억원의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지난 금요일의 순매도분은 이날 어느 정도 소화가 됐으나 전날 1,875억원에 달하는 순매도분과 함께 당분간 환율 상승요인을 강화하게 된다. 장중 고점은 개장가인 1,300.50원, 저점은 1,293.50원으로 하루 변동폭은 7원을 기록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26억2,29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9억4,61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2억9,050만달러, 3억5,690만달러가 거래됐다. 11일 기준환율은 1,297.7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