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의 부실채권 매각을 전담했던 'NPL(무수익여신) 매각팀'이 사내벤처로 출범할 예정이어서 관심이다. 조흥은행 NPL 매각팀은 지난 1년간 2조5천억원 규모의 부실여신을 공개입찰로 해외에 팔아 금융계에선 이미 유명하다. 은행에서 사내벤처가 탄생한다는 게 이례적인 데다 팀원의 면면도 국제변호사 MBA(경영학석사) 등으로 화려해 이들의 '성공담'이 금융가에 화제를 뿌리고 있다. 조흥은행에 NPL 매각팀이 생긴건 작년 6월. 당시 5조4천억원에 달하던 부실여신의 처리에 골치를 앓던 위성복 행장은 특별팀 구성을 지시했다. 행내 최고의 엘리트를 차출해 '드림팀'을 만들라는 주문도 함께 떨어졌다. 엄선 끝에 모인 팀원은 모두 10명. 전재우(46) 워크아웃기획 팀장을 비롯해 MBA 학위를 갖고 있는 송윤식(43).박기찬(37) 심사역과 보스턴대 로스쿨 출신의 미국 변호사인 이동왕(35) 심사역, 법학박사인 김판규(35) 심사역 등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에게 주어진 목표는 단 한가지. '앞으로 1년간 부실여신 1조5천억원을 팔라'. NPL 매각팀은 이 때부터 전략을 짜고 여신 성격별로 '상품'을 만들어 공개입찰을 시작했다. 성과는 대단했다. 작년 7월 미국계 투자회사인 론스타에 1천3백6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판 것을 시작으로 한 두달 간격으로 수천억원씩의 부실채권을 팔아치웠다. 올 5월엔 이미 손실처리한 7천3백23억원 규모의 상각채권을 5백80억원에 팔아 다른 은행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이들이 지난 1년간 매각한 부실채권은 총 2조5천4백77억원에 달했다. 당초 목표인 1조원보다 2.5배 이상 초과달성했다. 매각가격도 채권값의 평균 40% 이상에 달해 성공적이란 평가다. "그동안 쌓은 전문성과 노하우를 그냥 썩히기가 아까웠고 해외에 헐값으로 넘어가는 국내 자산이 제값을 받도록 힘을 보태자는데 팀원들이 의기투합했다"는게 송윤식 심사역의 설명이다. 이들은 은행에서 사내벤처로 인정받으면 주로 지방은행과 청산된 종금사 등의 부실자산을 매각하는 업무를 대신 맡을 계획이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