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포커스] 하반기 경제운용 '밑그림'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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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여전히 말썽이다.
6월 임시국회가 언론사 세무조사를 둘러싼 여야간 정쟁으로 파행 마감됐다.
그 바람에 경제관련 중요 시책들의 입법이 무더기로 무산됐다.
기업 구조개혁의 고삐를 죄기 위해 여야 공동으로 발의됐던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 먼지만 뒤집어쓰고 말았다.
건강보험 재정과 가뭄피해 지원 등을 위해 긴급 편성된 5조5백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도 확정되지 못했다.
이밖에도 재정건전화법 등 재정관련 3법과 자금세탁방지법 등 경제 환경정비를 위해 도입된 각종 주요 법률이 다음 회기로 처리를 미루게 됐다.
수출과 수입은 계속 뒷걸음질이고,기업들의 설비투자도 7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판국이다.
실물 경제가 이렇게 부진한데 터에 정치까지 저 모양이니 큰 일이다.
어수선한 상황에서 올 하반기의 첫 주가 시작됐다.
이번 주에는 2일 국무회의에서 확정될 "2001년 하반기 경제운용방향"과 5일 소집될 금융통화위원회에서의 콜 금리 인하여부가 양대 관심사다.
우선 경기 활성화 대책과 금융시장 안정,기업 투자 지원 시책 등이 망라될 "운용방향"에 어떤 구체적 내용이 담길 지 경제계의 이목이 쏠려 있다.
올 우리 경제의 성장률 수정 전망치를 어떤 수치로 내놓을지도 관심사다.
최근 한국은행은 올 성장률 전망치를 3.8%로 당초 수치보다 1% 포인트 이상이나 낮춰 수정한 바 있다.
정부의 수정 전망치는 이보다 약간 높을 것으로 알려져있지만,나라 안팎에서 경제 돌아가는 상황이 워낙 안좋아 큰 기대를 하기는 어려울 성 싶다.
2일에는 국무회의 외에도 당정협의회와 김대중 대통령이 주재하는 경제장관 간담회가 각각 열려 하반기 경제정책이 집중적으로 다듬어질 예정이다.
경기 회복을 앞당기기 위한 각론 차원의 시책들도 모색된다.
산업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 등 민간 경제단체들이 공동 태스크포스를 구성,2단계 기업활동 규제 혁파를 위한 작업에 들어가기로 한 가운데 금융감독위원회도 "2단계 금융규제정비계획"을 내놓기로 했다.
3일에는 산업자원부 주관아래 주요 수출업체 간담회가 열려 침체에 빠진 수출을 되살릴 정책 처방이 논의된다.
5일의 금통위에서는 콜 금리 목표치의 인하조치가 내려질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발표된 산업생산 등 각종 통계로 볼 때 현 경기침체 국면이 의외로 장기화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탓이다.
이번 주에는 또 몇가지 의미있는 경제 통계의 발표가 예정돼 있다.
2일 한국은행이 6월말 현재의 외환보유액을 공개하며 3일에는 6월중 생산자 물가동향을 내놓는다.
6일에는 재정경제부와 산자부가 6월말 현재 외채 현황과 6월중 외국인 투자 동향을 각각 발표키로 돼 있다.
기업계에서는 대우자동차 및 현대투자신탁증권 등의 해외 매각 작업이 물밑에서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중 특별히 예정된 이벤트는 없다.
현대자동차가 1일 시작한 유럽지역 기업설명회(IR)가 런던 등 6개 도시에서 12일간 일정으로 지속될 예정인데,침체된 국내 증시를 되살리는데 일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금융시장은 지표금리인 3년만기 국고채 유통수익률이 5%대를 지속할 것인지가 관찰 포인트다.
채권 전문가들은 은행권의 유동성이 풍부해지는 등 수급상황이 개선된데다가,경기회복 신호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들어 이번 주중 5.7~5.9%선 사이에서 하향 안정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학영 기자 ha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