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투아니아 좌익 정당 지도자로 초대대통령을 지낸 알기르다스 브라자우스카스(68)가 29일 차기 총리로 공식지명돼 정계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발다스 아담쿠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이날 국영 TV와 회견에서 "나는 오늘 브라자우카스 사회민주당 당수에게 차기 정부 조각권을 부여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141석 정원의 의회에서 제 1,2당을 차지하고 있는 사회민주당과 중도 좌익계 신연합의 지지를 받고 있는 브라자우카스 총리 지명자는 무난히 의회 인준절차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앞으로 15일 안에 차기 내각 조각과 의회 인준을 마쳐야 하지만 7월 2일 취임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1991년 옛 소련 붕괴 후 독립한 리투아니아는 그동안 광범한 개혁정책을 추진해왔으며, 브라자우카스 총리 정부도 기존의 친(親) 서방 노선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요 리투아니아 정당들은 자국의 유럽연합(EU) 및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적극 지지하고 있으나, 브라자우스카스가 이끄는 사회민주당은 추진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엔지니어 출신인 브라자우스카스 지명자는 옛 소련 공화국 시절 리투아니아 공산당 사무총장으로 정계에 첫발을 내디뎠으며, 개혁적 성향과는 다소 멀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그는 그러나 1989년 발트해 연안국가들의 독립투쟁을 진두 지휘, `애국적 공산주의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브라자우카스 지명자는 이같은 명성을 토대로 1993년 리투아니아 초대 직선 대통령에 선출돼 1998년 까지 재임했다. 그는 지난 1월에 다시 새로운 정치 혁명을 시도, 사회민주당과 옛 공산노동당을 통합하는 막후 실력자 역할을 했다. 그는 이 연합세력을 토대로 총리 자리에 다시 복귀하게 됐다. 브라자우카스 총리 내각은 앞으로 리투아니아의 EU 및 나토 가입 노력을 한층 가속화하는 한편 이에 필요한 개혁정책도 함께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롤란다스 팍사스 리투아니아 총리는 앞서 20일 4개 정당이 참여하고 있는 연정붕괴 위기를 막기 위해 자진 사퇴한다고 발표했다. (빌나 dpa.AP.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