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천억원을 들여 자사주 3백56만여주를 사들이고도 주가 부양에 실패한 SK텔레콤은 주가 안정을 위해 자사주를 추가로 매입해 소각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특히 신세기통신과의 합병 때 주주들에게 신주 대신 이날까지 매입한 자사주를 나눠주는 방안도 적극 추진키로 했다. 28일 SK텔레콤 관계자는 "시장상황과 주가 등을 지켜보면서 추가로 자사주를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며 "추가로 사들이는 자사주는 모두 소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이날까지 사들인 자사주 3백56만여주에 대해서도 소각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지난 4월 자사주 매입계획을 공시할 당시 매입목적에 소각을 명시하지 않고 주가안정을 목적으로 내세웠기 때문에 개정된 증권거래법상 소각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사주 소각대신 신세기통신과 합병시 주주들에게 신주 대신 자사주를 나눠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거래소 시장에서 SK텔레콤은 보합세로 마감됐다. 외국인의 매도 공세로 장중 19만원선이 붕괴되기도 했지만 자사주 추가 매입과 소각 소식이 전해지면서 반등해 가까스로 19만원선을 지켜냈다. 전문가들은 이번 SK텔레콤의 자사주 매입을 '실패작'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 5월2일부터 이날까지 8천억원 가량을 들여 3백56만6천주를 사들이고도 주가 안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회사측이 자사주를 사들이기가 무섭게 외국인이 보유물량 처분에 나선 탓이다. 실제 자사주 매입을 시작한 지난 5월2일 종가가 23만4천원이었지만 이날 종가는 19만1천원으로 4만3천원이나 떨어졌다. 한편 SK와 SK글로벌은 이날 SK텔레콤에 대한 보유지분의 해외매각과 관련,7월중 NTT도코모 관계자와 만나 협상을 다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 회사는 이에 따라 시그넘Ⅸ과의 지분매각대행 계약 만료기한을 당초 6월말에서 오는 9월30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SK와 SK글로벌이 지분매각 기한을 3개월 연장한 것은 그동안 협상타결이 임박했다는 업계의 관측과 달리 주당인수가격 등의 문제로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NTT도코모와의 자본유치 협상이 잇따라 결렬된 데 따른 것이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