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금융계에 '빅뱅'이 예고되고 있다. 싱가포르 1위(자산 기준) 은행인 DBS그룹홀딩스가 최근 4위 은행인 OUB에 인수제의를 하는 등 싱가포르 상위 5대 은행간 대형 인수합병(M&A)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25일 보도했다. 국영은행인 DBS는 OUB를 51억6천만달러에 인수하겠다고 공식 제의했다. 두 은행간 M&A가 성사되면 일본 은행들을 제외하고 아시아에서 세번째로 큰 은행이 된다. 이에 앞서 싱가포르 3위 은행인 OCBC가 5위인 케펠캐피털을 26억3천만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의했다. 두 은행이 합치면 UOB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서게 된다. 현재 2위 은행인 UOB도 대형 은행중 사실상 '꼴찌'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OUB와 케펠캐피털의 인수경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AWSJ는 분석했다. 싱가포르 금융계에 불고 있는 M&A 바람은 싱가포르 정부가 1998년부터 주창해 온 금융업계 재편구상과 일치한다. 아시아에 금융위기가 불어닥친 당시 리콴유(李光耀) 전 총리를 비롯한 정부고위관리들은 "싱가포르에는 2개의 대형은행만 있으면 된다"고 공공연히 주장했다. 반면 대부분 족벌경영 체제로 운영되는 싱가포르 은행들은 M&A에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정부가 최근 외국계 은행의 소매금융을 허용하는 등 경쟁요소를 강화하자 더 이상 대형화추세를 거스를 수 없게 됐다고 AWSJ는 설명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