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군부가 20일 대만 사상 처음으로 중국을 가상 표적으로 삼아 패트리어트 미사일 3기를 시험 발사하는데 성공했다고 대만 언론들이 이날 일제히 보도했다. 미사일은 오전 9시10분부터 9시30분 사이 대만 서남부 핑둥(屛東)현 주펑(九鵬) 미사일 발사기지에서 발사돼 동북 방향으로 날아가 동남부 타이둥(臺東)현 뤼다오(綠島) 아메이(阿眉)산에서 발사된 모의 미사일 등을 정확히 명중시켜 저지했다. 이날 발사된 미사일 3기 가운데 2기는 각각 모의 미사일과 무인 항공기에 적중됐으며 나머지 1기는 표적 미사일을 추적, 데이터를 발사기지로 전송하는 역할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미사일은 지난 91년 걸프 당시 이라크의 스커드 미사일 요격을 위해 사용된 것들보다 명중률이 훨씬 개선된 패트리어트-2 개량형으로, 미국과 중국은 이번 발사 결과를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특히 대만의 패트리어트 미사일 시험발사는 중국 인민해방군이 최근 5년 사이에 가장 큰 규모로 대만해협 일대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것과 때맞춰 실시돼 주목을 끌었다. 대만 국방부는 이번 미사일 발사가 힘의 과시를 위해 계획된 것이라는 주장을 반박하면서 시기가 일치한 것은 단지 우연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대만 국방부장은 미국의 승인하에 패트리어트 미사일 시험 발사가 있을 것이라고 이에 앞서 밝혔다. 중국을 가상 표적으로 한 이번 미사일 발사 군사훈련에서 대만은 21, 22일, 26일 잇따라 가상 적의 미사일들과 전투기 등을 목표물로 패트리어트 미사일들을 계속시험 발사한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패트리어트 미사일 시험 발사는 미국 이외 지역에서 처음이어서 대만 군부는 세부 사항에 대해 비밀을 유지하고 있다. 대만 국방부의 한 관리는 "이번 발사가 완벽한 성공인 것처럼 보인다"고 밝혔다. 발사를 하루 앞두고 주펑 미사일발사기지는 철저히 통제됐으며 대만의 TV들은 이에 따라 최신 중계차들을 발사기지 밖에 배치, 발사 장면들을 보도했다. 이번 패트리어트 미사일 시험 발사는 중산과학원(中山科學院)이, 가상 적의 모의 미사일과 전투기 등은 중앙과학원(中央科學院)이 군부와 함께 관여하고 있다. 또한 패트리어트 미사일 시스템 제작사인 레이시온사(社)와 공급업체인 록히드마틴사(社)으로부터 기술지원 아래 시험발사가 이뤄졌다고 대만 언론은 전했다. 대만은 미국으로부터 200기의 패트리어트-2 개량형 미사일들을 구매해 보유하고있다. 탐캉(淡江)대학의 국제문제전략연구소의 융 밍 시엔 소장은 "이번 미사일 시험발사 성공이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맞서 국민의 자신감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중국은 대만을 겨냥, 동남부 해안에 최소한 300기의 탄도미사일을 배치했으며 2006년까지 이 숫자가 800기로 늘어날 것으로 대만 국방부측은 예상하고 있다. 군사전문가인 쉬 샤오 웨이씨는 패트리어트 미사일의 시험발사 성공에도 불구하고 대만이 장거리 레이더 장비와 첩보위성으로부터 정보를 수신할 수 있는 장비를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의 미사일 공격위협으로부터 아직 안전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연합뉴스)이상민특파원 smlee@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