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의 기독교 대표들이 18일 제네바 소재세계교회협의회(WCC) 본부에서 만나 내년 상반기중 금강산에서 WCC와 공동주관으로세계기독교 대표자 모임을 갖기로 합의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의 김동완(金東完)총무와 조선그리스도교연맹(KCF)의 강영섭 위원장 등 남북교회대표들은 이날낮 콘라드 라이저 WCC총무와 오찬회동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고 김 총무가 전했다. 김 총무는 "지난 86년 스위스 몽트뢰 근교에 위치한 `글리용'에서 남북한 교회대표들이 사상 처음으로 공식모임을 가진 것을 기념하는 `글리용모임'의 제5차 회의를 내년 1월-4월사이에 WCC와 공동주관으로 금강산에서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남북교회 대표들은 금강산에서 열리는 제5차 `글리용모임'에 라이저 WCC총무 부부를 비롯해 유럽교회연맹의 대표들도 공동으로 초청하기로 했다고 김 총무는 덧붙였다. 특히 북한의 강영섭 위원장은 이날 오찬에서 남북한의 기독교를 대외적으로 대표하는 단일협의기구인 가칭 `남북기독교연맹' 창설을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기독교단체의 통합기구에 해당하는 `남북기독교연맹'이 구성될 경우 회장은 북측이, 총무는 남측이 맡는다는 원칙에 이미 의견접근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지고있어 `기독교를 통한 남북연방제의 실험'이라는 차원에서 성사여부가 주목된다. 이날 오찬모임에는 남측에서 김 총무 등 4명이, 북측에서는 강 위원장을 비롯해 7명의 대표들이 각각 참석했다. 강 위원장은 지난 85년 북한그리스도교 대표를 지낸 강양욱 목사의 아들로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외삼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남북 기독교 대표들은 `독일 교회의 날'을 맞아 독일개신교교회협의회 초청으로 독일을 방문했으며 지난 15일에는 요하네스 라우 대통령을 예방, 30분간 환담했다. 독실한 기독교신자인 라우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독일이 통일을 이뤘지만 아직 완전한 통일을 이룩하지는 못했다면서 독일통일이 교과서가 돼서 남북한이 더욱 좋은 통일을 이루기를 바란다는 뜻을 피력했다고 김 총무는 설명했다. 남북한 대표들은 이어 이날오후에는 프랑크푸르트의 한 교회에서 독일개신교교회 협의회 및 재독 한인회 등 4개 단체 공동주관으로 남북정상회담 1주년을 기념하는 예배를 가졌으며 17일저녁 제네바에 도착했다. (제네바=연합뉴스) 오재석 특파원 o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