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마른 외환시장', 환율 0.40원 올라 1,292원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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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1,290원을 탄탄히 지지하면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여전히 달러/엔 환율의 동향에 촉각을 세우면서도 '뭔가 확실한' 재료가 없다는 갈증에 시장은 무력감을 느꼈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0.40원 오른 1,292원에 마감했다.
재료에 목마른 시장거래자들은 달러/엔만 바라보며 반응하고 있다. 그러나 달러/엔의 움직임을 흡수하는 정도는 약해 극히 제한된 범위에서만 꿈틀댔다.
하이닉스반도체의 주식예탁증서(DR) 발행가 결정에 이어 대우차 인수협상 진척, 현대투신의 외자유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루머가 증시를 중심으로 퍼지기도 했으나 환율은 요지부동이었다.
이들이 달러수급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감도 희석되고 있어 향후 변동성 확대에 대해서는 누구도 자신할 수 없는 분위기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물량부담이 상존해 있음에도 시장여건은 하방경직성이 강해졌다"며 "주목할 것이 역외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인데 달러/엔의 경우에도 달러롱포지션 구축이 강해지고 있어 위로 올라설 가능성에 주목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외국인 직접투자자금(FDI)도 실제 물량이 공급되기 전까지는 재료로서 의미를 상실해 가고 있어 다음주에도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은 많지 않다"며 "1,285∼1,305원 수준을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분위기는 1,290원 아래는 막히고 있다"며 "다음주 초반에는 결제나 역외매수세가 따라준다면 위쪽으로 향하다가 후반 들어 월말분위기가 반영되고 FDI 등에 대한 스케줄이 나오면 아래쪽으로 가는 '전강후약'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 재료없는 시장의 무기력함 = 장중 환율 움직임을 담보하는 달러/엔은 121엔선으로 내려앉았다. 미국의 강한 달러 정책 선회 가능성과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결정이 변수였지만 장중 큰 변화는 없었다.
달러/엔 환율은 14일 뉴욕장에서 전국제조업협회(NAM)가 부시 행정부의 강한 달러화 정책에 불만을 표시하고 계속적으로 정책변경을 요구할 것을 내비춰 121.38엔으로 내려섰다.
달러/엔은 도쿄 오전장중 닛케이지수의 약세와 BOJ의 추가적인 금융완화 결정 예상으로 반등하며 121.70엔까지 올랐으나 BOJ가 기존 통화정책을 고수하겠다고 밝혀 다시 121.30엔선으로 되밀렸다. 그러나 이후 저가매수세와 닛케이지수의 약세가 추가하락을 막으면서 121.40엔선에서 주로 거래됐다.
BOJ는 이틀간의 회동을 통해 일본 정부의 통화정책 완화 압력에도 불구 통화량을 늘릴 의사가 없음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초단기금리는 제로금리 수준을 유지하고 5조엔의 경상 계정을 유지하게 된다. 일본 경제당국자들은 BOJ의 정책결정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닛케이지수는 오전장중 낙폭을 다소 만회하긴 했으나 전날보다 56.28포인트, 0.44% 내린 1만2,790.38에 마감했다.
미국 제조업협회의 강한 달러화 정책에 대한 반발과 압력 행사는 달러화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예고할 수 있는 변수이긴 하나 아직은 기다려봐야 한다는 것이 시장관계자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국내 업체들은 기준율보다 높이 올라선 환율수준에서는 네고물량을 출회했으나 결제수요나 역외매수세에 밀렸다. 역외거래자들은 이날도 매수 쪽에 무게를 뒀다.
한 시장관계자는 "역외세력이 달러매수초과(롱) 포지션임에도 완강하게 매수를 고집하는 지 의문이다"며 "최대한 환율하락을 막는 차원인지, 헤지매수세인지, 어떤 정보를 잡고 그러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환율은 달러/엔의 하락세를 반영, 전날보다 1.60원 내린 1,290원에 출발했다.
개장 직후 환율은 달러/엔의 반등을 따라 낙폭을 줄이며 주로 1,291원선의 보합권내에서 겉돌았으나 오전장 후반들어 은행권의 달러되사기가 몰리며 1,293.30원까지 고점을 높이며 오전장을 마쳤다.
환율은 오전 마감과 같은 1,293.30원에 오후 거래를 열어 1,293.50원까지 고점을 올렸으나 이내 달러/엔이 밀리면서 1,291원선의 약보합권으로 진입했었다.
그러나 엔화가 강세진전에 힘이 부친 듯 하자 차츰 레벨을 높여 나가며 1,293.10원까지 오른 뒤 1,292원선으로 되밀렸다.
장중 고점은 1,293.50원, 저점은 개장가인 1,290원으로 하루 등락폭은 3.50원으로 전날의 1.90원에 비해서는 운신을 넓게 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전날과 달리 매도우위로 돌아섰다. 거래소에서 1,691억원의 매도우위를, 코스닥시장에서 56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한 외국인은 지난 5일이후 처음으로 순매도물량이 1,000억원을 넘어섰다. 환율에는 영향을 주지 못했으나 다음주 초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8억1,73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8억4,60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1억6,150만달러, 4억3,000만달러가킹〉틈? 16일 기준환율은 1,292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