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방심해도 나쁜 냄새가 배기 쉬운 여름철. 집안 곳곳에 포푸리를 놓아 자연향을 즐겨보자. 포푸리란 향기 좋은 허브나 스파이스 과일껍질등의 소재를 섞어 만든 향의 혼합을 말한다. 뚜껑이 달린 병에 넣어 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어 쓰기도 하고 천으로 만든 작은 봉지나 구멍을 뚫은 알루미늄통에 포푸리를 넣기도 한다. 유럽에서는 오래 전부터 실내에 향기를 감돌게 하고 싶을 때 호리병에 포푸리를 넣어 마개를 열어 두거나 아름다운 접시에 담아서 방향과 색채를 즐겼다. 또 포푸리를 가득 채워 넣은 향기 나는 주머니를 서랍이나 옷장 등에 넣어 은은한 향을 이용했다. 포푸리의 원형은 고대 로마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군인이며 정치가였던 박물학자 프리니우스가 쓴 책속에는 건조시킨 스파이스를 섞어 항아리에 넣어 방에 장식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 이후 십자군의 원정으로 유럽에도 조금씩 퍼지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포푸리 만들기에 적합한 꽃은 생화의 향기가 오랫동안 남아있고 생화의 향기가 사라지고 난 뒤 더 좋은 향기가 나는 것,꽃의 색이 남아 있는 것 등이다. 장미 국화 수선화 라벤더 쟈스민 등이 적합한 반면 백합이나 나팔꽃은 부적합하다. < 포푸리 만들기 > 장미꽃,허브잎,에센셜오일(포푸리용으로 시판되는 오일이 있다),귤이나 레몬 등 과일껍질,다진 허브가루,굵은 소금,뚜껑있는 병 등을 미리 준비한다. 허브의 잎이나 꽃을 아침 이슬이 마른 뒤에 잘라서 작은 다발로 모아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말린다. 이때 벌레나 곰팡이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백열등이나 오븐으로 열을 다시 한 번 가하는 것이 좋다. 꽃은 바구니 모양의 등갓 위에 얇은 종이를 깔고 꽃받침을 위로 하여 넓게 펴서 말리면 아름답게 마무리된다. 처음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허브 향을 주재료로 하고 그 다음에 향기를 한층 진하게 하기 위해 부재료의 향기를 정해 조화시키면 실패가 적다. 꽃이나 나무열매 오렌지 등의 과일 껍질을 말려 이용할 수도 있고 향기가 강하게 남는 라벤더나 민트 로즈 레몬밤 등을 주재료로 하고 다른 소재의 허브나 스파이스를 조금씩 더하여 좋아하는 향기를 만들기도 한다. 또 향기를 오랫동안 보존하고 특출한 향의 효과를 얻기 위해 보유제(保留劑)를 넣기도 하는데 나무껍질이나 뿌리 이끼 굵은소금 등을 이용한다. 밀폐된 용기에 포푸리 재료를 넣고 스포이트나 이쑤시개로 에센셜 오일 몇 방울을 떨어뜨린다. 병뚜껑을 닫은 후 서늘한 곳에 두어 보름정도 발효시킨다. 설현정 기자 sol@ha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