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관 세계시장 2위 업체인 네덜란드 필립스와 3위업체인 LG전자가 손을 잡고 브라운관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새로 출범하게 될 회사는 삼성SDI(시장점유율 21.8%)를 제치고 세계1위(27.7%)의 브라운관 제조업체로 부상하게 된다. 구자홍 LG전자 부회장과 제라르드 크라이스터리 필립스 회장은 11일 저녁(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합작회사 설립을 위한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 신설법인은 오는 7월 초 공식출범한다. 이름은 LG필립스 디스플레이즈 홀딩(LG.Philips Displays Holding)으로 정해졌으며 본사는 네덜란드,운영본부는 홍콩에 두기로 했다. 최고경영책임자(CEO)에는 필리페 콤베 필립스 디스플레이 비즈니스 그룹장이,최고운영책임자(COO)에는 구승평 LG전자 디스플레이 사업본부장이 결정됐다. 올해 매출 목표는 60억달러다. 이로써 LG전자와 필립스가 지난해 11월 인수의향서(LOI)를 교환한 후 추진해온 통합절차는 전세계 종업원 3만6천여명과 생산법인 16개의 실무를 통합하는 일만 남게 됐다. 합작 실무를 맡은 LG전자 IR-M&A팀의 조인환 IR그룹장은 "브라운관업계에서 2위와 3위인 필립스와 LG전자가 합작함으로써 세계 1위 입지를 확보하게 됐고 생산기지와 생산품목면에서 상호보완적인 시너지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LG전자는 구미,중국 창사,인도네시아,영국에 4개 생산법인을,필립스는 유럽과 미국 등지에 12개 생산법인을 가지고 있어 합작을 통해 전세계에 골고루 생산기지를 갖게 된다. 또 필립스는 브라운관 중에서도 TV브라운관에 강하고 LG전자는 PC모니터 생산량이 TV보다 두배 이상 많아 생산품목도 조화를 이룬다. LG전자는 현물투자 규모의 평가차액(11억달러)을 필립스로부터 현금으로 받는다. LG전자는 기업 가치 우위로 평가받아 LG필립스디스플레이즈홀딩으로부터 합작절차가 끝나는 7월 중 현금 11억달러를 받을 예정이다. LG전자는 이 돈으로 10월 이후 만기가 돌아오는 1조2천억원의 회사채를 상환할 계획이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