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조종사노조와 아시아나항공 노조가 12일부터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대한항공 회사측이 향후 협상에서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강경입장을 밝혀 파업의 장기화 여부가 주목된다. 대한항공 심이택(沈利澤) 사장은 12일 오전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향후 노조와의 협상에서 회사의 어려운 재정을 감안해 원칙을 고수하며 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노조 집행부를 검찰에 고발키로 한 것도 이런 원칙에 충실하겠다는 입장에서 나온 것"이라며 "앞으로 불합리한 양보는 하지 않겠다"고 강경 입장을 밝혔다. 심 사장은 특히 작년 10월 파업때 회사가 상당 부분을 양보했다는 지적에 대해"양보라는 것은 여력이 있을 때만 가능한 것"이라며 "지금은 양보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4천700억원의 적자가 난데 이어 올초까지도 큰 규모의 손실을 본 상태"라면서 "이런 상황에서는 당연히 봉급을 깎거나 최소한 동결해야 한다는 점을 노조도 이해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 사장은 또 "이번 파업의 핵심쟁점은 임금부분이므로 임금을 최우선 협상대상으로 삼아야 하며 다른 문제는 추후 실무협상을 통해 다룰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노조가 협상과정에서 임금부분을 철회했다가 다시 거론하고 나서는 등 갈팡질팡하고 있다"면서 "노조가 명확한 입장을 일관되게 밝혀야 협상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측의 이런 강경입장 천명에 비춰 향후 노사 양측의 협상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로 인해 사상초유의 항공대란도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훈.김남권 기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