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2달이 넘은 우리금융지주회사가 향후 계열사기능 개편에 필요한 전산(IT)부문의 통합을 추진하자 계열사 노조들이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통합에 반대하겠다고 밝히는 등 통합작업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지난 5일 한빛은행 3명과 경남.광주.평화은행 각 2명, 우리금융사 2명 등 11명으로 된 태스크포스를 구성, 계열사별 전산 여건을 살피고 통합 방향을 설정하는 것을 목표로 통합 작업에 본격 나섰다. 그러나 지방은행은 태스크포스에 속한 직원의 조속한 복귀와 우리금융 출범 이전 노정(勞政)간 합의대로 내년 6월 이후 통합하자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통합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우리금융 = 내년 6월 기능 개편에 앞서 작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전산부문의 통합 작업에 착수하는 방식으로 정지 작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전산부문을 별도의 법인으로 만들어 계열사간 중복투자를 막고 계열사끼리 정보를 공유하며 물적.인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 생산성을 높임으로써 통합의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일단 연휴 기간인 추석을 전후해 통합 시스템을 완비하고 금년내 전산 계열사를 법인화할 계획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은행간 합병, 통합으로 대형화하는게 대세라는데 지방은행 소속 직원들도 공감하고 있다"면서 "전산 통합을 하더라도 신규 인력이 200여명 필요한 만큼 계열사 직원들의 고용 위기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은행 = 경남은행 노조는 기능 개편을 반대하지는 않지만 일단 내년 6월까지는 은행별 독자 경영을 하기로 한 만큼 약속이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공적자금 투입후 경영이 안정되면서 고객의 신뢰를 얻어 1.4분기 실적이 흑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이 호전되고 있어 우리금융 지주사가 기능재편을 미리 거론하면 경영에 역효과가 날 것이라는 게 경남은행 노조의 주장이다. 경남은행 김인열 노조 부위원장은 "과거 충청.대동.경기.동화은행의 퇴출 사례를 돌이켜볼 때 기능재편은 곧바로 '퇴출'이라는 생각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우리금융 지주사가 통합을 강행할 경우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은행도 경남은행과 비슷한 입장이다. 광주은행 노조는 특히 최근 우리금융의 한 고위 간부가 광주은행장에게 '지도력이 없어 사표를 받아야겠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분위기가 격앙돼 전산통합태스크포스로 출장간 직원의 복귀를 요구하는 등 통합안에 대해 반대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또 전산부문 통합도 이미 광주-경남-평화 은행간 지방은행 공동 전산망으로 통합돼 있는 만큼 내년 6월 이후 시작해도 충분히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광주은행 노조는 강조했다. 반면 한빛.평화은행은 "IT 통합이 어차피 이뤄질 것이라면 미리 준비해도 무방하다"면서 이렇다 할 입장 표명 없이 통합작업에 적극적으로 반대하지도, 참여하지도 않는 상태다. (서울=연합뉴스) 양태삼기자 tsyang@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