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중국과 군사관계를 사실상 단절했으며 이에 따라 미군 내 중국 전문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4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양국 군사 관계자들이 만날 수 있는 세미나와 방문 등에 대해 일일이 검토해 허용 여부를 결정하고 있으며 대부분 접촉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럼즈벨드 장관의 정책상 미국과 중국 군 장교 사이의 어떠한 직접적인 접촉도최근 몇 달 동안 공식적으로 허용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정책에 따라 지난주로 예정됐던 미국 국방대학 총장 폴 개프니 해군중장의 중국 방문이 취소됐으며 호놀룰루에 있는 국방부 산하 아시아.태평양 안보연구센터에서 열리는 세미나에도 중국군 장교들이 초청되지 않고 있다. 타임스는 럼즈펠드 장관이 지난 4월 구조작전에 관한 다국적 세미나에 미군 장교들의 참석을 허가하면서 중국측 장교들과 접촉을 최소화하라는 특별 지시를 내렸었다고 밝혔다. 럼즈펠드 장관의 한 고위 측근은 "이런 결정은 중국 전투기와 미국 정찰기 충돌사건에 대한 중국측 태도에 불쾌감을 표시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국방부 고위 관리는 "부시 행정부는 양국 관계가 불균형상태에 놓여 있으며미국측이 중국을 방문할 수 있는 것보다 중국의 미국 방문 허용이 훨씬 많다고 믿고있다"고 말했다. 럼즈펠드 장관의 대 중국 접촉 중단에 대해 전.현직 미군 관리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들은 양측의 접촉이 중국 정부의 의도를 파악하고 미국의 군사력을 중국에 인식시킴으로써 억제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또 H. C. 스택폴 예비역 해병 중장은 "대 중국 관계 단절 정책으로 중국 내에서강경파들이 힘을 얻는 등 역효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국방부의 중국 접촉은 냉전시대 소련의 팽창을 견제하기 위해 시작된 후 1989년 톈안먼사태 때 일시 중단됐으나 클린턴 행정부의 윌리엄 J. 페리 국방장관이관계를 복원시켜 지금까지 접촉이 계속돼 왔다. (뉴욕=연합뉴스) 엄남석특파원 eomn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