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전국 주요 지역 3곳 가운데 2곳에서 기상관측 이래 최저 강수량을 기록했으며, 중부지역에서는 이같은 가뭄이 이달 하순까지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4일 기상청에 따르면 봄철인 지난 3∼5월 전국 72개 지역 가운데 66.7%인 48개지점의 강수량이 지역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같은 기간 최저량을 기록했다. 또 나머지 24개 지역에서도 대부분 강수량 부족현상이 나타나 9개 지역에서 기상관측 이래 두번째로 적은 강수량을, 6개 지역에서는 세번째 최저 강수량을 각각나타냈다. 이 기간 우리나라의 강수량은 최저 24.9㎜(충주)에서 최고 377.6㎜(서귀포) 분포로, 예년 평균의 12∼74% 수준에 불과했다. 특히 인천(38.5㎜)과 부산(106.3㎜)의 경우 1904년 이래 최소 강수량을 보였으며, 서울은 46.9㎜로 지난 1907년 기상관측 이후 65년 38.8㎜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적은 비가 내렸다. 북한지방에서도 봄가뭄은 마찬가지로, 황해도와 평안남도에서는 평년 강수량의7%(남포)∼34%(양덕)에 불과했다. 기상청은 "올해에는 중국 화중지방을 중심으로 고기압이 자주 발달하고 내륙지방에서는 장기간 고온건조한 상태가 지속됐으며, 이 고기압이 남쪽으로부터 수증기가 유입되는 것을 막으면서 우리나라의 건조한 상태가 초래됐다"고 분석했다. 기상청은 또 "이달 상순까지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맑고 건조한 날이 계속되다 남부지방은 중순께 강수량이 증가하겠지만, 중부지방은 하순께 장마가 시작되면서 가뭄이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고기압의 영향으로 대기 중의 습기와 부유입자가 빠져나가지 못하고갇히면서 하늘이 희뿌옇게 보이는 '박무(薄霧)현상'이 전국 대부분 지역에 걸쳐 나타난 가운데 낮 최고기온이 강릉 34.9도, 포항 33.1도, 문경.인제 32.7도, 춘천 32.0도, 동두천 31.9도, 서울 30.1도까지 오르는 등 여름 날씨를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aupfe@yonhapnews.co.kr